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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재명 없는데, 이재명만 보이는 민주당…‘쇄신’은 묻히나

등록 2022-03-25 19:17수정 2022-03-25 19:55

[한겨레S] 다음주의 질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마치고 당직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고 있다. ♣H6s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마치고 당직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고 있다. ♣H6s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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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더불어민주당엔 ‘이재명’만 보인다. 정작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은 대선 패배 뒤 두문불출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조금씩 ‘이재명계’가 장악해가는 중이다.

대선 패배 뒤 꾸려진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체제도 사실상 이재명 상임고문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한다. 윤 위원장은 ‘이재명계’가 아닌 ‘핵심 친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당내에선 윤 위원장이 친문 가운데서도 ‘이해찬계’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사실상 이재명 당시 후보의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 이재명 상임고문은 대선 뒤 민주당으로부터 여러 비대위 체제 방안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안으로 ‘윤호중 원내대표 비대위원장 체제’를 보고받았고 이에 수긍했다고 한다.

송영길 당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들이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이재명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7인회’ 소속 김영진 의원은 사무총장직을 유지한 것도 눈여겨볼 일이다. 그는 대선 때 선대위 총무본부장을 맡으면서 선거를 주도했다. 그는 이번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꾸려진 지방선거기획단의 단장직도 맡았다. 여기에 더해 ‘이재명계’를 대표하는 박홍근 의원이 24일 원내대표에 선출된 것은 민주당이 명실상부 이재명계로 재편되는 신호탄이 됐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켜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너도나도 ‘이재명’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이 상임고문이 대선 직전까지 경기지사를 했던 터라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이재명 지키기’ 경쟁이 뜨겁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경기도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지키고 이재명 후보의 가치와 철학, 성과와 업적을 계승하겠다”고 했다. 역시 같은 지역 출마를 준비하는 안민석 의원도 “이재명의 15년 친구가 이재명을 더 잘 이해한다”고 했고, 지난 21일 출마를 선언한 염태영 전 수원시장도 “이재명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과거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앞다퉈 ‘문재인’을 내세웠던 것에 견주면 당내 권력이 급속히 ‘이재명’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민주당이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이재명 상임고문 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것은 그가 이번 대선에서 받은 득표수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최다 득표(1614만7738표)를 기록했다. 그러다 보니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분위기 속에서 쇄신의 목소리는 점점 묻혀가고 있다. 대선 뒤 당에 쓴소리를 내놓는 이들에게 ‘망언’ ‘내부 총질’이라는 딱지가 붙는 게 대표적이다. 대선 패배 원인을 담은 백서도 지방선거 이후에나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내부 성찰은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다. 0.73%포인트라는 득표율 차이가 오히려 반성과 쇄신을 사라지게 하고 ‘투쟁’의 바람만 가속화하는 형국이다.

‘강한 야당’만으로는 대안 세력이 될 수 없다. 이재명 상임고문은 대선 과정에서 양당 체제를 종식하고 다당제 속에서 협의의 정치를 하자고 외쳤다. 상대방이 못하기만을 기다릴 게 아니라 민주당이 잘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 앞에 놓인 숙제다.

송채경화 정치팀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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