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시진핑 25분간 첫 통화…“ICBM 관련 북 비핵화 협력 요청”

“북한 도발로 긴장 고조…국민적 우려” 강조
당선뒤 보름 만에 미·일·중 정상과 모두 통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5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통화를 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전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 북한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협력하자고 요청했다.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당선자가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심각한 도발로 인해 한반도 및 역내 긴장이 급격히 고조돼 국민적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윤 당선자는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5시55분까지 25분간 시 주석과 통화했다. 2013년 3월 취임한 시 주석이 한국의 대통령 당선자와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당선자는 통화에서 ‘상호 존중과 협력의 정신’으로 한-중 관계를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시 주석과 함께 노력해 나가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고,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을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라고 표현하며 “양국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양국과 두 나라 국민들에게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양쪽은 두 나라의 고위급 전략적 소통을 활성화해 한-중 관계 현안을 잘 관리해 나가자는 데도 공감했다고 한다. 또 공급망·보건·기후변화·미세먼지 등 환경·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김 대변인은 “양 국민 간 마음의 거리를 줄여나가는 것이 양국관계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라는 데도 공감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국민들 사이에 반한·반중 감정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윤 당선자는 취임 뒤 회담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자와 시 주석은 취임 후 이른 시일 내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자는 대선 과정에서부터 한미동맹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중외교를 ‘지나친 이념편향 외교’라고 비판해왔다. 시 주석이 그간의 관례를 깨고 통화를 서두른 데는 고조되는 한반도 안보 위기와 미국과 중국 사이 패권 경쟁 등을 고려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날 통화는 윤 당선자의 첫번째 대중 외교 행보라는 의미가 있다. 윤 당선자는 이날 시 주석과의 통화로 당선 뒤 보름 만에 주요국인 미국⋅일본⋅중국 정상과 모두 통화를 했다.

김미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