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2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주관하는 첫 워크숍에서 “새 정부 국정과제 세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용주의이고 국민 이익이다. 다른 건 생각할 게 없다”며 “제일 중요한 건 경제”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인수위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통해 “현 정부의 업무를 잘 인수받아 정부를 출범하면서 우선적으로 일을 시작해야 할 국정과제를 세팅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당선자는 또한 “현 정부에서도 잘못한 것은 저희가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를 잘 판단하고, 또 현 정부가 한 일 중에서도 저희가 계속 인수해서 계승해야 할 것들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잘 선별해서 다음 정부까지 끌고 가야 될 것”이라며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때에도 좀 대등한 입장에서 정부 관계자들도 당당하게 그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첫 워크숍을 개최한 의미에 대해서는 “제일 중요한 것이 경제고 또 우리 산업구조를 더 첨단화 고도화시켜나가야 하는 책무를 다음 정부가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 모시는 두 분의 전문가님들이 저희의 국정과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며 “저희에게 참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윤 당선자는 “각자 칸막이 쳐진 사무실에서 서로 분리돼서 일하다가 우리가 한 번에 다 모여서 서로 얼굴도 익히고 이렇게 함께 강의도 듣고 얘기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인수위가 자기 맡은 전문분야를 넘어서서 전체 국익과 국민의 이익이라는 한가지 공통 과제를 생각한다는 상징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위원장과 인수위원 및 전문·실무위원 등이 참석했다. 원희룡 기획위원장은 코로나19 확진으로 불참했다. 이날 워크숍은 오는 30일 분과별로 마련한 국정과제 초안을 제출하기에 앞서 국정 철학과 비전, 핵심 어젠다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인사말에 이어 거시경제와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한 2개의 공개 강연이 진행됐다. 김형태 김앤장 수석이코노미스트가 ‘글로벌 거시경제 변화 및 한국 경제의 대응방향’을, 배순민 케이티(KT)융합기술원 연구소장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에이아이(AI) 투 메타버스’를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윤 당선자는 당초 인사말을 한 뒤 10여분 만에 행사장을 떠날 예정이었으나, 김 이코노미스트의 첫 번째 강연까지 들으며 자리를 지켰다. 김 이코노미스트가 한미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최상목 경제1분과가 나서 “인수위 의견인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김 이코노미스트) 개인의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분과별 비공개 자유 토론이 이뤄졌다. 경제1분과는 대내외 복합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적 접근 방식을, 경제2분과는 ‘시장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는 경제’를 주제로 데이터와 팩트에 기반한 정부, 산업의 역동성이 살아나는 경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외교안보분과는 ‘경제안보’를 주제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이를 위해 주요국과 협력할 방안 등을 토론했다. 정무사법행정분과는 무너진 정의와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과학기술교육분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인재 양성과 과학기술전략 컨트롤 타워 구축 등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기획조정분과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정과제 선정과 성숙한 대 의회 관계 필요성을, 사회복지문화분과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등을 논의했다. 안철수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부처 보고나 국정과제 도출 과정에서 해당 분야만을 보기보다는 국가 운영에 대한 전체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며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는 인수위 활동을 하자”고 당부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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