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 천막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각 분야 원로와 중량급 인사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내부 인사 검증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은혜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총리) 후보 검토와 검증 작업이 시작 단계”라며 “저희의 인선 기준과 원칙이 있는 만큼 빈틈없는 국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인선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도 이날 “(총리 청문 절차까지 감안하면) 역순으로 35일 정도 걸린다. 당선인께 저희들이 생각하는 여러 부분 보고할 것이고 (당선자가) ‘이분이 좋겠다’ 하면 그분께 전화해서 ‘검증에 응하시겠느냐’ 여쭤보고 검증 받는다고 하면 검증자료 있지 않겠냐. 최종적으로 당선인이 확정하는 그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리 후보자 인사 검증과 한 달 남짓 걸리는 국회 인사청문 절차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주부터 검증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총리 후보로는 경제 분야 전문가로 한덕수 전 총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총리였던 그는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를 두루 거친 통상 전문가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었던 박용만 전 두산 회장도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도 후보군이다. 현 여권 출신 정치인으로 이들을 총리로 발탁하면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은 인사가 된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총리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국민의당 대표)의 ‘총리 입각설’도 불씨가 살아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엠비엔>(MBN) ‘시사스페셜’에 출연해 안 위원장을 두고 “충분한 자질을 갖춘 분”이라며 “윤석열 당선자와 여러 번 교류했지만, 안 대표에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고 있어서 (총리 후보군에서) 배제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총리 후보자 지명이 ‘윤석열 정부’ 인사의 첫 단추가 되는 만큼 여소야대 정국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대비한 강도 높은 인사 검증이 예상된다. 앞서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면제 의혹 등의 논란을 빚고 닷새 만에 낙마한 바 있다. 윤 당선자를 캠프 시절부터 보좌했던 주진우 전 부장검사가 10여명의 검증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총리 후보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