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간사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9일 오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했다.
당선자 대변인은 이날 오후 5시 윤 당선자와 젤렌스키 대통령이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현재 우크라이나가 전시 상황에 처해 있는 관계로 세부적인 통화 내용은 공개가 어렵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통화가 이뤄진 시각, 터키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의 ‘5차 평화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윤 당선자와의 통화 직후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전화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트위터에 공개하며 “(윤 당선자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인들의 지지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향후 윤 당선자가 책임이 막중한 일들에서 성공하길 기원하는 한편, (양국이) 더욱 결실 있는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적었다.
두 정상 간의 구체적인 통화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정상 통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윤 당선자에게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조처 동참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차 평화협상을 하루 앞둔 전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도 잇달아 통화하며 국제사회에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특히 이 통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국에 희망하는 구체적 지원 방안을 거론했을지도 주목된다. 윤 당선자는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2일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를 만나 “대한민국을 비롯한 많은 자유 국가들이 명백히 국제법 위반인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서 규탄하고 제재에 동참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며 “대한민국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약간의 지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 이외에 우크라이나 국민이 전쟁 중에 어떤 물자나 생필품이 필요한지 말씀을 해주시면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윤 당선자는 지난 10일 대통령에 당선된 뒤 미국·일본·영국·호주·인도·베트남·중국 순으로 정상과 통화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과는 8번째 정상 간 통화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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