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경선 후보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의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분위기에 대해 “지고도 정신 못 차린 거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박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지금 제대로 반성하고 혁신하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5년 만에 정권을 다시 뺏긴 엄청난 실패, 중상을 입었는데 그만큼 아파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패배에 대한 반성문을 제대로 쓰고 있느냐 이런 면에서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졌지만 잘 싸웠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분위기에 대해서도 (호남에선) ‘지고도 정신 못 차린 거 아니냐’ 이런 말씀들로 대신하고 계신다”며 “민주당이 ‘0.73’이라고 하는 수치에 집중할 게 아니라 5년 만의 정권교체라고 하는 이 사실에 대해서 뼈아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실책이 민주당이 반성할 기회를 뺏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차라리 윤 당선자가 잘하고 있으면,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고 있으면 우리는 우리대로 우리 할 일을 하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하지를 않으니까 (민주당이 윤 당선자를) 계속 비판한다”며 “차기 야당으로서 지적할 부분들을 당연히 지적해야 하니까 오히려 이게 우리에겐 호기이기도 하지만, 또 우리가 반성의 시간을 놓치고 있는 안타까움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나오는 ‘송영길 차출론’에 대해서는 “송영길 (전) 대표가 져야 할 책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쉽게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 아니겠느냐”며 “본인이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사퇴를 하긴 했지만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서 내가 대선 패배에 대한 부분을 빚을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면 본인이 얘기를 하셔야 된다. 차출이라고 하는 형식으로 다시 복귀하는 방식은 그렇게 책임 있는 모습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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