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국방부 청사 모습. 땅에 ‘H’ 글자가 적힌 헬기장 뒤에 있는 흰색 10층 건물이 국방부 본관이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정부가 6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추진하고 있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위한 2022년도 일반회계 일반예비비 360억원의 지출안을 의결했다. 당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시한 496억원보다 136억원 적은 수준으로, 안보 관련 시설 구축과 한미연합지휘소훈련 종료 시점 등을 고려해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는 찬반을 떠나 차기 정부가 판단할 몫이다. 당선자의 의지가 확실한 이상, 결국 시기의 문제이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예비비를 의결했다. 김 총리는 이어 “지금 인수위가 추진하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청와대, 국방부, 합참 등 안보의 핵심 컨트롤타워와 직접적 관련이 있기 때문에 꼼꼼히 따지며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해 정부는 인수위 쪽과 의견 조율과 협의를 통해 예비비를 상정하게 됐다. 안보 공백없는 순조로운 정부 이양에 협조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360억원 이전 비용을 세부적으로 보면, 정부는 안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기관리센터, 경호종합상황실 등 안보에 필수적 시설을 우선 구축하는 데 116억원을 배정했다. 국방부 지휘부서 등은 필수 안보 시설이 구축된 뒤 이전하지만 이사비 일괄 계약 필요성 등을 고려해 국방부 이전 비용 118억원이 전액 배정됐다. 또 일반 사무실 공사비와 전산서비스 시스템 구축 등에 101억원을 배정했고 새 대통령 관저로 사용할 서울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 리모델링 비용 25억원도 반영됐다. 대통령 집무실 조성과 경호처 이전비용 등은 이달 말로 예정된 한미연합지휘소훈련 종료 시점 등을 고려해 추가로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예비비 통과로 예산 문제가 일부 해소돼 집무실 이전 움직임도 본격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비비가 나오면 (집무실 이전 작업을) 바로 시작할 것”이라며 “(청와대와) 협조가 아주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다음달 10일 취임에 맞춰 새 집무실 사용을 원했지만 물리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다. 배현진 당선자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취임 이후에도 소요 시간이 있어 다음달 10일에 딱 맞춰 집무실 이전은 불가능하고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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