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지난달 2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위장수사를 전면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법무부가 최근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위장수사를 전면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보고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현행법상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로 제한된 위장수사를 전 연령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도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전면 내세운 만큼, 관련 법 제·개정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인수위 정무사법행정 분과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위장수사 전면 확대 허용’ 공약에 대해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해 9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대한 법률’(아동·청소년 성 보호법)이 개정돼 경찰이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를 수사할 때 법원의 허가를 받아 위장수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디지털 성범죄 사범 검거가 많이 늘어나는 등 효력을 인정받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90번의 위장수사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자 96명을 검거됐다.
법무부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위장수사 확대를 위해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아동·청소년 성 보호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법률안을 제정하는 방식이다. 법무부는 아동·청소년 성 보호법은 여성가족부 소관인 만큼 개정 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입법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법무부 소관 법령인 성폭력처벌법 등의 개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법무부는 추진 시 고려 사항으로 “디지털 성범죄 특성상 수사에 기술적 조치가 수반돼야 하고 위장수사 확대 시 현장 인력 및 설비 고도화, 전문성 제고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며 “업무 분장, 체계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수위 쪽에서도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처벌을 강화한다는 의미”라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위장수사 전면 확대 방안에 힘을 싣고 있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 분과 관계자는 “당선인이 공약 사항은 되도록 국정과제, 실천과제에 다 넣겠다고 했으니 포함되지 않겠냐”고 했다.
한편, 인수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법무부가 (지난 29일 업무보고에서) 스토킹 범죄의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가해자를 처벌) 조항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인수위는 “(이런 내용이 윤 당선자의) 공약 사항인 만큼 합리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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