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유영하 공개 지지 선언…윤석열과 회동도 초읽기

정치적 영향력 복원 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시장 선거에 출마한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밝히고 있다. 유 변호사 유튜브 채널 갈무리

박근혜 전 대통령이 8일 6·1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을 한 유영하 변호사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내면서 사실상 정치 활동을 재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 자격이긴 하지만 2017년 3월12일 청와대를 떠난 이후 5년 1개월만에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당장 8명의 후보가 경쟁 중인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박심’이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유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긴 4분54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분홍색 정장 차림의 박 전 대통령은 “제가 이루고 싶었던 꿈은 다 이루지 못했지만 못다한 꿈들을 저의 고향이자 유 후보의 고향인 대구에서 유 후보가 저를 대신하여 이뤄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저는 작은 힘이나마 보태 유 후보를 후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저를 알던 거의 모든 사람이 떠나가고 저와의 인연을 부정할 때도 흔들림없이 저의 곁에서 힘든 시간을 함께 참아냈다”, “사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인성은 신뢰와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유 변호사에 대한 강한 신뢰를 표출했다.

박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유 변호사를 자신의 ‘정치적 대리인’으로 호명하면서 ‘친박 정서’가 강한 대구시장 선거는 당내 경선부터 ‘박심’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국민의힘에선 유 변호사에 외에 홍준표 의원, 김재원 전 의원 등 8명이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당장 홍준표 의원은 “대구 시장 경선이 정책 대결의 장이 아니고 전직 대통령 팔이, 대통령 당선자 팔이 선거로 변질되고 있다”며 “상식 밖의 씁쓸한 일”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쪽은 지역 순회 일정의 첫 방문지로 다음주 중 대구·경북을 방문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임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정농단 수사를 맡아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주도한 윤 당선자는 대선 과정 내내 강성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비판받았던 터라, 새 정부 출범 전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는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이 절실하다. 배현진 당선자 대변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박 전 대통령과 윤 당선자의 예방 일정 조율 상황과 관련 “검토를 당연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이르면 오는 11일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을 계획이다.

김미나 기자 [e-mail] 대구/김규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