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호영 원장 때 경북대병원 ‘2년 연속 최하등급’…과태료 처분까지

복지부, 2018~2019년 최하 등급 C
인력·시설 기준 미달 600만원 과태료도
고영인 “보건 행정 맡겨도 낙제점일 것”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다 취재진과 만나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말한 뒤 이동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민 눈높이가 도덕, 윤리 잣대라면 한 점 부끄럼 없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하던 기간에 경북대병원이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2년 연속 ‘최하(C)등급’을 받아 총 600만원의 과태료를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하(C) 등급은 응급의료기관이 갖춰야 할 시설·인력·장비 등의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부정행위가 발견됐을 때 부여된다.

21일 보건복지부가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정 후보자가 병원장으로 재직하던 3년 동안 경북대학병원은 3차례의 응급의료기관 평가를 받았는데 2018∼2019년은 최하(C)등급, 2020년에는 중간(B) 등급을 받았다. 최하등급을 받은 권역 응급의료센터는 2018년에는 36곳 가운데 7곳, 2019년에는 35곳 가운데 5곳뿐이었다.

정 후보자의 원장 취임 첫 1년을 대상으로 한 2018년 평가에서는 시설·인력·장비 등 응급의료기관의 필수 조건조차 갖추지 못해 160만원의 과태료까지 납부했다. 그 밖에도 경북대학병원은 2018년 7월과 2019년 4월에도 ‘권역 응급의료센터 지정기준의 시설, 장비, 인력 기준 미충족’으로 각 200만원, 240만원의 과태료를 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은 응급의료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전국 400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매년 ‘응급의료기관 평가’를 실시한다. 경북대학병원을 비롯한 권역 응급의료센터는 30여곳이 평가 대상이다. 이 평가는 시설·인력·장비 등 법정 기준 등 필수영역을 비롯해 총 7개 영역으로 이뤄진다. 필수영역을 미충족하거나 부정행위가 발견된 기관은 최하(C)등급을 받는다. 복지부는 이 평가 결과에 따라 응급의료수가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고영인 의원은 “정호영 후보자가 병원장이던 당시, 경북대병원은 응급의료법에 따라 시행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줄곧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응급의료기관으로서 갖춰야 할 필수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해 수백만 원의 과태료까지 물었다”며 “이런 후보자에게 보건복지 행정을 맡긴다면 그 역시 낙제점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지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