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회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검찰개혁법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날 국민의힘과 정의당도 중재안을 모두 수용하기로 함에 따라 극한의 대치를 이어갔던 여야가 절충점을 찾은 모양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뒤 브리핑에서 “국회의장께서 중재안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중재안에 필요한 것들은 보완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 의장은 이날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되 직접 수사권은 한시적으로 유지하고, 검찰의 수사 범위 중 부패·경제 범죄를 제외한 4대 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는 경찰에 이관하도록 하는 등 8개항의 중재안을 각 당에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기소와 수사가 분리돼야 한다는 원칙과 4월 처리, 반부패 수사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형 에프비아이(FBI)를 만들어야 한다는 3가지 주장을 반복적으로 요구했다”며 “이 3가지가 의장 중재안에 기본적으로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중재안을 보면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6대 범죄 중) 4개는 이 법이 통과되고 4개월 이내에 폐지한다”며 “그리고 남은 2개(부패·경제 범죄 수사권)에 대해서도 같이 폐지하자고 이야기했는데, 국민의힘은 그 과정에서 (당분간 직접수사권을 남겨둘 분야로) 2개를 이야기하다가 3개를 이야기하다 마지막에 의장께서 2개로 좁혔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우리 뜻이 그대로 다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재안에서 부족한 부분은 향후 보완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과 정의당도 중재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라는 게 일방의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양당이 한국 형사사법체계 근본적으로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범위내에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동영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의당은 검찰개혁을 놓고 양당의 강대강 대치 국면을 해소하고 시급한 민생 현안으로 국회가 전념하자는 국회의장의 제안을 존중한다”며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해당 중재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결을 거친 뒤 다음주께 본회의에서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후 5월3일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공포될 것으로 보인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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