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지사 출마를 요청받은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조 친노’ 이광재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골수 공안’ 김진태 전 국회의원(국민의힘)이 6·1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됐다.
김 전 의원은 경선에서 58.29%를 득표해 정치신인 가산점(10% 가점)을 반영해 45.88%를 기록한 황상무 전 〈한국방송〉(KBS) 앵커를 누르고 23일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로 선출됐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의 5.18, 불교 관련 발언을 이유로 황 전 앵커가 단수 공천되자 강하게 반발하며 단식투쟁을 진행했고 결국 선을 치렀는데, 극적인 되치기에 성공한 셈이다.
공안검사 출신인 김 전 의원은 19·20대 총선에서 춘천에서 당선됐지만, 21대 총선에서는 허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고배를 마셨다. 2019년에는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만원씨를 발표자로 공청회를 주최하며 “5·18 문제만큼은 우파가 결코 물러서선 안 된다”며 극우에 가까운 면모를 보여왔다. 2015년에는 조계종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보호 요청을 수용한 것을 두고 ‘공권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진태 전 국회의원이 지난 23일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일 강원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한 이 의원을 다음날인 22일 전략 공천했다. 인물난 속에 당 안팎의 등판 요구가 이어진 가운데 출마를 결심한 이 의원은 “강원도민에게 은혜를 갚고 싶다. 강원도에서 도민들과 함께 실험하고, 도전하고, 성공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보좌진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한 ‘원조 친노’ 정치인이다. 17∼18대 의원을 거쳐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출신 첫 강원지사에 당선됐다. 하지만 이듬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지사직을 잃었고, 2019년 문재인 정부에서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뒤 21대 총선에서 강원 원주갑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강원도는 최문순 현 지사가 3선에 성공했으나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하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국민의힘이 5명으로 민주당(2명)보다 더 많고, 지난 3월 대선에서도 윤석열 당선자가 이재명 후보보다 12.5%포인트 더 득표했다. 다만 임기를 마치는 최 지사에 대한 평가가 비교적 좋은 점은 이 의원에게 유리한 대목이다.
맞대결이 성사되자 두 후보는 서로를 의식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진태 후보님 축하드린다”며 “강원도를 여야의 표밭이 아니라 통합과 희망의 일터로 만들어 갑시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의 출마 소식에 김 전 의원도 “앞으로 멋진 레이스 기대된다”며 “64년 동갑내기인데 강원도를 위해 제대로 뛰어보자”는 페이스북 글을 게시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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