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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문 대통령-윤 당선자 쪽 ‘집무실 이전’ 또 충돌

등록 2022-04-27 09:42수정 2022-04-28 02:47

문 대통령 “추진 방식 수긍 어려워”
안철수 ”덕담 하는 게 대인다운 도리“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미소를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미소를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자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내자 윤 당선자 쪽이 27일 “퇴임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책무에 집중해달라”고 되받았다. 새 정부 출범 10여일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윤 당선자의 집무실 이전 추진을 비판하고 이에 윤 당선자 쪽이 대응하면서 신구 권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제이티비시>(JTBC) 대담에서 윤 당선자가 속도전으로 추진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개인적으로 저는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며 “‘하루라도 청와대에 있지 못하겠다’는 결정과 추진방식은 참 수긍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집무실을 옮기는 것은 국가의 백년대계인데 어디가 적절한지 등을 두고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 우리의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교체기에 ‘3월 말까지 국방부 나가라, 방 빼라’, ‘우리는 5월10일부터 업무 시작하겠다’ 이런 식의 일 추진이 저는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8일 문 대통령이 윤 당선자를 만나 집무실 이전 협조를 약속했고 지난 6일 예비비를 배정했지만 급하게 진행된 집무실 이전은 잘못됐다는 점을 거듭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배현진 당선자 대변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사무실에서 연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임기가 보름이 채 남지 않았다”며 “퇴임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책무에 집중해주실 거라고 믿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 당선인이 당선 직후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났을 때 두 분 간 집무실 이전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며 “당시 문 대통령이 ‘광화문으로 가지 않은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외에 언급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집무실 이전에 대한 문 대통령의 비판적인 의견 표명은 ‘약속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반격에 가세했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정부는 다음 정부에 대해 축복해주는 것이 국민을 존중하는 태도”라며 “오히려 현 정부에서 덕담을 해주시는 것이 대인다운 도리”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지난 정권 5년에 대한 평가는 대통령이 하는 게 아니다. 국민께서 하시는 것”이라며 “헌정사상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교체가 됐다는 것이 바로 국민의 평가”라고 덧붙였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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