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군 주요 직위자 격려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합참의 이전”에 따른 안보공백이 없도록 군에 “철저한 방위태세”를 강조했다. 급하게 추진된 윤석열 당선자의 집무실 이전을 연일 비판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군 주요직위자 격려 오찬 간담회에서 “최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여러 가지 징후들을 보면 다시 또 한반도의 위기가 엄중해질 수 있다”며 “특히 요즘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그로 인한 국방부와 합참의 이전, 이런 것 때문에 혹시라도 그런 부분에 빈틈이 있지 않을까 염려들을 국민이 하는데, 그런 걱정을 하지 않도록 더 철저한 방위태세를 유지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권 교체기에 한반도 위기가 고조될 수 있는 시점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라 국방부·합동참모본부가 연쇄적으로 이동하는 불안한 상황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집무실 이전 반대 국민청원’에 대해서도 직접 답변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많은 비용을 들여 광화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꼭 이전해야 하는 것인지, 이전한다 해도 국방부 청사가 가장 적절한 곳인지, 안보가 엄중해지는 시기에 국방부와 합참, 외교부 장관 공관 등을 연쇄 이전시키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거듭 윤 당선자의 ‘집무실 이전 속도전’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군 주요직위자와의 오찬에선 본인 임기 안에 북한과 군사적 충돌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그동안 애써서 지켜온 그런 평화와 안보 덕분에 우리 정부 5년 동안 우리는 단 한 건도 북한과 군사적 충돌 없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며 “그것은 노무현 정부에 이어서 두 번째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과거 정부에서 천안함, 연평도, 목함지뢰 같은 여러 군사적 충돌이 있었고, 그 때문에 항상 전쟁의 공포들이 있었던 것과 비교하자면 정말 우리가 얻은 아주 소중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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