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의 전두환 씨와 부인 이순자 씨. 박종식 기자
오는 10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취임식에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고 전두환씨의 부인 이순자씨가 초청됐다. 이씨는 반가움을 표시하며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3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서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11분의 대통령 가족과 유족에 대해서도 취임준비위에서 초청장을 친히 전달했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망인 이순자 여사께서는 ‘가족 초청이 이례적’이라면서 참석 의사와 함께 반가움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고 노태우씨의 장녀인 노소영씨도 “가족 초청이 통합 차원에서 매우 잘된 일”이라며 참석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반란·뇌물 등 유죄가 확정돼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된 전두환·노태우씨 유족 초청이 “국민화합이나 통합을 되레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박 위원장은, “법률상 예우는 받지 못하지만 전직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지울 수 없다”며 “국민통합 차원에서 새로운 정부를 가급적이면 축하해주시고 성공을 기원해주시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취임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권양숙 여사에 대해서는 초청장을 가져가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권 여사 쪽에서) ‘건강상 이유로 먼 거리 여행이 쉽지 않다’며 ‘가시기 어려운데 굳이 초청장을 가지고 올 필요가 있겠느냐’고 해서 아직 초청장을 전달하지 못했다”며 “초청은 예의이고 수락은 당사자 권 여사가 결정할 일이어서, 오늘 중으로 행정안전부 관료를 통해서 초청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준비위는 누리집을 통한 신청자 1만9099명 가운데 9813명(약 51.4%)이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통합초청위원회가 발굴한 1500여명, 누리집 ‘특별초청자’ 공모에 신청한 1300여명, 지방자치단체 추천자 175명 등 3000여명 가운데 심사를 통해 700여명도 별도 초청하기로 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깐부 할아버지’인 배우 오영수씨는 ‘국민희망대표 20인’ 중 1명으로 초청된다.
취임준비위는 전·현직 정상과 각료급 이상 정부 대표 등 주요 외빈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각국 동의를 받아 5일 이후 공개하기로 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