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옷과 마스크를 벗고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구두 밑창이 닳도록 일해야 한다”며 민생경제 회복과 코로나19 손실보전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뒤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각 수석비서관 업무가 법적으로 갈라져 있는 게 아니다”라며 “다 함께 공유하는 것이고 다 같은 관점에서 자기 분야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 방 저 방 다니며 다른 분야업무 하는 사람들하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그야말로 정말 구두 밑창이 닳아야 한다. 그래야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자기 집무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 방에도 격의 없이 수시로 와달라”고 했다. 대통령실 5층에 있는 제2 집무실 맞은 편으로는 정무, 시민사회, 홍보, 경제, 사회수석실, 옆으로는 경호처장, 국가안보실장, 비서실장실 등이 자리 잡고 있는데, 대통령실 내부의 칸막이를 넘어선 적극적인 협업을 주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물가 관리’를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 제일 문제가 물가”라며 “경제에 관한 각종 지표들을 면밀하게 챙겨 물가 상승 원인과, 원인에 따른 억제 대책을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경제 상황이라는 것이 정권이 교체된다고 잠시 쉬어주는 것도 아니다”라며 “국민들은 늘 허리가 휘는 민생고에 허덕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언급하며 “국제 원자재가가 요동치고, 특히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밀 가격이 폭등해 식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 등이 다 올라서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의 동시 발생)으로 산업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들어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불안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지시였다.
윤 대통령은 특히 대선 공약이던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전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처리와 집행도 당부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신속한 보상지원이 안 되면, 이분들이 복지수급 대상자로 전락할 위험이 굉장히 높다”며 “그 자체가 향후 국가재정에 부담이 되는 것이기에, 빨리 재정을 당겨서 가능한 한 빨리 조기에 집행을 해서 이분들이 회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에 따라 적극적 재정지원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소상공인 손실보전은 지체 없이 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북핵 실험이 임박한 안보 위기 상황이라는 점도 강조하며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보뿐 아니라 국정의 다른 부분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 세밀하게 다 모니터를 하고 준비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시작하면서 “대통령이 참모들과 회의하는데 무슨 요식 절차에 따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어색하다”며 격의 없이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저하고 같이 하는 회의는 프리스타일로 편하게 하자”며 “각자 복장도 자유롭게 하고, 하고 싶은 얘기 좀 하고. 나도 회의를 하면서 논의할 현안을 몇 개 들고 오겠지만 시의적절한 현안이 있다고 하면 주제도 던지고 해 가지고 (그렇게 하자)”라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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