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로 출근하다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취재진 사이 ‘출근길 문답’이 12일에도 이어졌다. 새 정부 출범 뒤 대통령실 이전으로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같은 건물에 배치되면서 바뀐 풍경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지하주차장을 통해 출근하면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장관을 임명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오늘은 일부만”이라고 밝힌 뒤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출근길에선 “취임사에 통합 얘기가 빠졌다고 지적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건 너무 당연한 것”, “우리 정치 과정 자체가 국민 통합의 과정”이라며 ‘취임사에 통합 메시지가 빠졌다’는 지적에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실 이전을 발표하며 “물리적 공간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통의 의지”라며 “용산 대통령실 1층에 프레스센터를 배치해 수시로 언론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취임식 뒤 이틀째 이어진 출근길 문답을 두고 이전 정권에서 보지 못한 모습이라는 긍정적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총리 관저에 집무실과 기자실이 함께 있어 즉석 회견이 가능했던 일본 사례와도 연결지어 언급된다. 청와대 기자실(춘추관)은 대통령 집무실과 분리돼있어 대통령과 취재진이 자주 대면할 수 없는 구조였다.
다만 대통령 동선이 공개되고, 보안 유지가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또 메시지 관리가 가능할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윤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이던 지난달에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드나들며 수시로 질문을 받고 답변했지만, 민감한 사안에는 입을 다물면서 불편한 감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대통령실에서도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을 이어갈지 고심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기자들이 서서 질문하는데 그냥 지나가면 부담이 된다. 신사협정을 맺어서 편하게 출근하시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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