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윤 대통령 향해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하십시오”

첫 시정연설서 국회의장 인사 생략할 뻔
연설 뒤 본회의장 돌며 의원들과 인사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에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했다. ‘0선 정치 초보’ 대통령의 첫 국회 연설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 짙은 회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나타난 윤 대통령은 입장하자마자 오른쪽에 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왼쪽에 선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했다. 이어 민주당 김회재·백혜련·서영교 의원 등과 인사하며 단상 쪽으로 향했다. 의원 전원이 기립해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단상에 오른 윤 대통령이 여야 의원석을 향해 각각 인사한 뒤 연설을 시작하려고 하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부드럽게 한 마디를 건넸다.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하십시오.” 윤 대통령이 몸을 돌려 박 의장에게 고개 숙여 정중하게 인사하자 박 의장이 환하게 웃었고 의원들도 함께 웃었다.

18분간 이어진 연설 동안 “정부와 국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히 논의하겠다”는 대목 등에서 여당 의원들의 주도로 모두 18차례 박수가 나왔다. 특히 “370만개의 소상공인 업체에 대해 최소 6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손실보상 보전금을 지원하겠다”는 대목에서 박수 소리가 가장 컸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끝낸 뒤 약 5분간 의원들과 인사했다. 국민의힘 의원석으로 퇴장하던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석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겨 본회의장을 한 바퀴 돌면서 민주당·정의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끝낸 뒤 본회의장 출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와 의회의 관계에서 여야가 따로 있겠냐”며 “국회에 와서 오늘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우리 민주주의와 의회주의가 발전해나가는데 한 페이지가 되기를 바라고 개인적으로도 아주 기쁘고 영광스러운 자리였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