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대표와 한덕수 총리 등 여권이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에 대거 참석했다. 닷새 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이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을 부각하는 행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은 이날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추도식이 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약 30분간 만났다. 이 대표는 “앞으로 협치의 틀도 그렇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시는 데 소홀함 없도록 하겠다는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공식 취임한 한덕수 국무총리도 첫 공식 일정으로 추도식에 참석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에게 건강 문제에 대해 각별히 자신의 뜻을 전해달라고 말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등은 우리 정치 역사상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었다는 말씀도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쪽에서도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진복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을 포함한 여권의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 참석에 이은 외연 확대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야당 시절이던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당 지도부가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후 2020년과 2021년에는 당시 원내대표이던 주호영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각각 참석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 전 대통령 지지층에게 윤석열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을 존중한다는 모습을 보이는 의미도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방선거 중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격한 논쟁이 발행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권양숙 여사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추도식 분위기는 여권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한 총리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에게 야유를 보냈고 이준석 대표의 길을 막아서고 “선거하러 왔느냐”, “집에 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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