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21대 전반기 국회의장단을 접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 당시 찍은 기념사진이 든 액자를 선물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진석 부의장, 박병석 국회의장, 윤 대통령, 김상희 부의장, 이춘석 사무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곧 임기가 끝나는 21대 전반기 국회의장단을 용산 집무실에서 접견한 뒤 만찬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젠더 갈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5층 집무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정진석 부의장, 이춘석 국회 사무총장 등을 접견했다. 대통령실 쪽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최영범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박 의장 등 21대 전반기 국회의장단은 오는 29일로 임기가 끝난다.
이 자리에서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언급하며 “강한 의회주의자로서의 소신을 이야기해주셨다. 의회주의의 핵심은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이라며 “대통령이 된 뒤에는 소통이 어려워지는데 힘드셔도 꾸준히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이어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젠더갈등”이라며 “대선 국면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불필요한 갈등이 있었는데, 선거 때와 대선 이후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공직 후보자들을 검토하는데 그 중 여성이 있었다”며 최근 인사검증 사례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그 후보자의 평가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약간 뒤졌는데, 한 참모가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것’이라고 했다”며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박 의장은 지난 21일 환영 만찬 자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박 의장은 “내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상원의원을 얼마나 하셨냐’고 했더니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을 했다면서 나한테 ‘얼마나 했냐’고 물었다”며 “22년째라고 했더니 (바이든 대통령이) 웃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나 미국 기준으로 보면 (나는) 아직 주니어”라고 덧붙였다.
이에 윤 대통령도 “제가 ‘중학교 다닐 때 포드 대통령이 한국에 오셔서 김포공항 도로변에 나가 환영한 기억이 난다’고 했더니 (바이든 대통령이) ‘내가 포드 때부터 상원이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박 의장 등은 접견을 마친 뒤 국방부 컨벤션센터에서 만찬을 가졌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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