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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국회 입성’ 이재명…8월 전당대회서 당권 도전 나서나

등록 2022-06-02 09:00수정 2022-06-02 09:21

인천 계양을 당선 속 민주당 권력 지형 지각변동
“엄중한 질책 겸허하게 수용”…책임론 제기될 듯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힌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힌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 당선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됨에 따라, 야당 권력 지형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대선 후보였던 그가 무주공산인 민주당 리더십의 구심점으로 작용하며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가 ‘조기 복귀’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당 차원의 선거 승리’는 요원해 보여, 거센 책임론 속에서 당내 입지를 다져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 후보는 2일 0시께 당선이 유력해 보이자 인천 계양을 선거사무소에 나와 “지역구민들이 바라시는 대로 성실하게 역량을 발휘해서 지역 발전에 도움 되는 일들을 잘 해내겠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본인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했음에도 당이 선거에 참패했음을 의식한 듯 “국민 여러분들의 엄중한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우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좀 더 혁신하고 또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새벽까지 민주당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광주와 전남·전북, 제주 등 4곳에서만 우세를 보이는 등 국민의힘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지방선거 결과는 이 후보에게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본인 선거에선 승리를 거뒀지만,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인천은 물론 전국에서 승리를 견인하겠다는 계획이 무산돼 크게 체면을 구겼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바람’의 직접 영향권에 속한 인천시장조차 국민의힘(유정복)에 내주게 된 데다,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였던 경기지사 선거 결과조차 담보할 수 없게 된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이 후보의 성급한 등판이 도리어 여권 지지층의 결집을 불렀고, 선거 막판 당과 상의 없이 던진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전체 판세에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후보를 향한 책임론이 당 안팎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치러져 여당에 ‘허니문 효과’가 있는 선거였던 만큼, 이 후보에게만 책임을 묻긴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의원은 “다 질 것 같은 선거에서 한 석이라도 더 건져보려고 이재명에게 나와달라고 요청한 게 아니냐”며 “책임론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이 후보가 여의도 입성 이후 다음 수순으로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장 8월에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는 데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였던 지도부가 사실상 선거 참패로 총사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아예 조기 전당대회를 열자는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뚜렷한 차기 주자가 보이지 않는 당내 리더십 공백 상황은 이 후보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부채질한다. 새로 선출될 당대표는 임기가 2년이라, 2024년 4월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돼 권한이 막강하다. 이 후보 입장에서도 대선 ‘재도전’을 위해 당권을 쥐고 세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권 도전 과정에서 선거 패배 책임론이 비등하며 당내 주류 세력인 친문(친문재인) 진영과의 일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후보 쪽에선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당분간 자세를 낮추며 당권 도전에 대한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쪽 관계자는 “우선 원내에 안정적으로 연착륙하면서 이재명의 전매특허인 ‘추진력’ ‘정책’ 등을 부각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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