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 9월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광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 전당대회 출마가 거론되는 이재명 의원은 물론 ‘반명계’(반이재명계) 후보로 거론되는 전해철·홍영표 의원 등이 모두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고, 1970~80년대생 신진세력에 기회를 주는 것이 민주당의 분열을 막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담론과 사람, 제도에서 확실한 정치교체를 이뤄야만 2년 뒤를 기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9일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8월 전당대회가 친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의 정면대결로 치닫는 상황을 지적하며 “만연한 ‘네 탓이오’를 ‘내 탓이오’로 바꾸는 것이 분열로 가는 민주당의 첫번째 개혁과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강원지사 선거에서 지고 다 ‘내 탓’이라는 생각으로 머리를 깎았다”며 삭발한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에 대해 “당의 좋은 자산”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일단 국회에서 자신의 공간을 마련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특히 “지금 전대를 통해 친문(친문재인계) 배격의 양상을 만들어서는 곤란하다”며 “출마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이 의원과 전 의원, 홍 의원이 모두 불출마하고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떨까 한다”고도 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단합·자기혁신·유능한 민생 평화 정당이 되는 것이라며 “이 의원과 전 의원, 홍 의원의 불출마는 당 단합에 도움이 되고 쇄신과 세대교체라는 면에서도 좋은 시그널이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공존의 의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뒤 긴 외국 생활을 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며 “대선 후보는 당 대표보다 권력을 나누어 주면서 힘을 키우는 게 지혜로운 길”이라고도 했다.
이 의원은 특히 “70~80년대 생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 사람(이재명·전해철·홍영표)이 출마하지 않으면 충청권의 강훈식, 영남권의 전재수, 제주의 김한규 등 젊은 층의 공간이 열린다”며 “그럼 ‘이준석 대체효과’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소중한 자산이다.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키워 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86그룹’에 대해선 “이미 많이 써먹어 봤다”며 “이제 자기 변화가 있는 사람만 살아남고, 변화가 없다면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선 의원들도 한 지역구에서 3선 또는 4선 이상을 하지 못하게 하고 험지 등으로 지역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며 “대신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으로 생환 가능성을 높여서 개혁에 동참하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승민이 배신자가 돼 공천에서 탈락하고, 김부겸이 떨어지게 해선 안 된다. 큰 정치인을 만들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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