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환송나온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첫 국외 출장을 배웅하는 길에 국민의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만 참석했다. 애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대통령 환송 장소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과적으로 여당의 투톱 중 이준석 대표만 배제된 모양새가 됐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오후 1시55분께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김건희 여사와 함께 전용기를 타고 출국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권 원내대표, 송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로부터 참석 요청은 없었다”면서도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께서 첫 정상회담을 하러 출국하는 비행이기 때문에 저는 공항에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으로 (당 지도부가 공항에 와달라는) 요청이 없었다”며 “제가 자진해서 그냥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는 이날 서울공항에 나가지 않았고 오후 2시 최재형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 참석했다.
대통령의 국외 방문 일정 때는 대체로 여당 지도부가 공항에 나가 배웅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뒤 첫 출국 때인 2017년 6월2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공항에 나왔고, 2013년 5월5일 박근혜 대통령의 첫 출국 때도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 등이 배웅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징계 문제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린 이 대표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또 다른 장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일에도 윤 대통령과 만남을 추진했다가 대통령실 쪽의 거부로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적이 있다.
이 대표는 이런 해석을 부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엠비엔>(MBN) ‘프레스룸’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격식이나 그런 걸 갖추는 걸 좋아하지 않기에 환송 행사라든지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제가 들은 공식 이야기”라며 “권성동 원내대표는 개인 자격으로 가보겠다는 얘기를 한 거고 저는 대통령께서 허례 의식을 멀리하는 모습에 부합하는 게 맞지 않겠냐 해서 안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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