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한 호텔에서 열린 스페인 동포 만찬간담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이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부인인 ㄱ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스페인 마드리드 출장에 동행한 것을 두고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을 통해 의중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것이 행사에 반영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ㄱ씨의 행사 기획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했지만 최근까지 한방 건강식품 업체를 운영했던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전문성을 갖췄는지 설명하진 못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ㄱ씨는 인사비서관 부인이어서 (스페인에) 간 것이 아니다”라며 “(스페인에서 진행된) 행사 전체를 기획하고 사전답사하는 업무를 맡기기 위해 그분에게 저희가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간인이지만 민간인 신분으로 이 행사에 참여한 게 아니다”라며 “수행원 신분인데, 민간인이기 때문에 ‘기타수행원’으로 분류된다. 기타수행원은 누가 임의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인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 외교부 장관의 결재를 통해 지정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ㄱ씨의 행사 기획 능력을 높이 평가했으며, ㄱ씨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된 동포 만찬 간담회 등을 기획했다고 한다. 그러나 ㄱ씨는 유명 한방의료재단 이사장의 자녀로, 올해 4월까지 행사 기획과는 관련 없는 한방 건강식품 업체 대표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ㄱ씨에게 어떤 전문성이 있는 거냐’는 질문에 “이 분이 (회사에서 하는) 업무 자체가 글로벌 부분을 담당했다. 그 회사에서 국제교류 행사기획 이런 것을 주로 했다”고만 설명했다. 이어 “행사기획이라는 것이 전문성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잘 이해해야 한다”며 “ㄱ씨가 김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의 일정을 위해 간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앞서 ㄱ씨의 대통령실 채용도 검토했지만, 이해충돌 문제 등을 고려해 실제 채용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분이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것을 저희가 검토했었다”며 “그런데 남편이 인사비서관으로 확정되고 나서 이해충돌 문제가 있을 거 같아서 본인도 고사했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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