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박진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외교부 현안 보고를 받고 “경제 외교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찾아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외교부 현안 보고 뒤 한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박 장관에게 “굳건한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주요 4개국 외교를 추진하고, 아시아·중남미 등에서 글로벌 외교의 지평을 확대해 국익을 극대화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4시부터 2시간 30분가량 업무 보고를 했다. 최근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온 박 장관은 한·일 관계와 대중 관계, 한-미 동맹 강화 등 다양한 현안을 구체적으로 보고했다고 한다.
박 장관은 업무 보고 뒤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 지시사항에 대한 질문을 받고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한·일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신뢰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 시각을 갖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강제 징용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합리적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피해자의 고령화 등을 감안할 때 해결방안을 조속히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방일에서 우리 쪽 입장을 설명하고 성의 있는 일본의 호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이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언급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합의 정신”이라며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합의 정신이다. 그런 정신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외교부에서 구성한 ‘강제동원 민관협의체’와 관련해서는 “민관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일본 쪽에 설명했고, 현금화가 이뤄지기 이전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동시에 일본도 이런 올바른 역사관에 입각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성의 있는 호응 조처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 이른바 ‘칩4 동맹’과 관련해서는 “재정지원, 기술 협력, 공급망과 관련한 협의 등이 들어간다”며 “한국 입장에서 반도체는 중요한 산업이고 공급망 부분에서 핵심적 측면이기 때문에 심도 있게 검토해서 우리 국익에 맞는 방향으로 결론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동맹 강화에서 비롯된,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 칩4동맹 가입 고려 등으로 대중 관계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는 “윤 대통령이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사전 설명을 잘하고 풀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외교를 주문했다. 기후변화·보건의료·환경·미세먼지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이 많은 협력을 해나가야 한다. 공급망 변화에 따라 얘기가 나오지만,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국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외교부와 전 재외공관이 모든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고 강 대변인은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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