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수 전 회장의 아들인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원)가 지난 5월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고 <시사저널>이 25일 보도했다. 권 대표가 당시 앉았던 자리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친인척 등이 앉은 주요인사석이다. 권 대표 앞 쪽으로 윤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맨 앞 줄 제일 오른쪽 모자 쓴 사람)가 앉아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권 전 회장의 아들인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가 지난 5월10일 국회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 취임식에 ‘주요인사(VIP)’로 초청돼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사진을 보면 권 대표는 윤 대통령의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뒤쪽에 앉아있다. 권 대표는 아버지인 권오수 전 회장을 대신해 취임식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권 전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띄우기 위해 주가조작 세력과 짜고 시세조종을 한 혐의로 지난해 구속됐지만 현재는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여사가 권 전 회장과 지속적인 거래를 해오며 주식과 자금을 댔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들을 취임식에 초대했다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대통령실은 권 대표의 취임식 초청 여부에 대해 이날 “취임식 초청자 명단이 저희에게 없어 일일이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설령 권 대표가 초대됐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진행 중인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없고, 미쳐서도 안 된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한겨레>에 “꽤 높은 분이 권 대표를 취임식에 초청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취임식 참석자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욕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도 취임식에 참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씨의 이름이 적힌 주황색 대통령 취임식 특별초청장과 국회 취임식장에 앉아 있는 안씨의 사진이 함께 올라왔으나, 대통령실에선 당시에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만 밝혔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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