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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근혜 ‘배신의 정치’, 윤석열 ‘내부 총질’…다른 듯 같은 듯

등록 2022-07-27 15:02수정 2022-08-01 09:55

박근혜, 유승민 찍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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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은’ 데자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6월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하며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맹비난하고 있다. (왼쪽 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 혁신파크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 청와대 사진기자단·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6월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하며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맹비난하고 있다. (왼쪽 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 혁신파크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 청와대 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메시지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를 떠올리게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27일 페이스북에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대통령의 생각이 그렇다면 이 정권은 망했다”며 “민주당이 정말 좋아하겠다. 박근혜의 배신의 정치! 윤석열의 내부 총질!”이라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은 2015년 6월의 일이다.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공무원 연금개혁 협상 과정에서 정부 시행령이 상위 법률의 취지에 어긋나는 경우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하면 정부가 이를 따르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과 합의해 통과시켰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을 보장하자 박 전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선거를 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며 유 원내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고 결국 그는 같은해 7월8일 물러났다. 대통령의 뜻을 거스른 집권당 원내대표를 제거한 것이었다. 여당 내부 ‘쓴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없어졌고 이를 기점으로 박근혜 정부의 몰락이 시작했다는 정치권의 평가가 나온다.

장 교수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내부의 다른 얘기를 두고 총질하는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이것은 다른 의견을 인정하지 않는 독재라고 봐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에) 다른 얘기를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없어진다. 그러면 자기 정화 기능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권 때 대통령의 생각을 결사 옹호했던 친박들 때문에 정권이 망했다”며 “국민의 60~70%가 윤석열 정권이 틀렸다고 경고하고 있는데, 정권과 정당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국민의 뜻에 반하는 판단을 하면 국민의 버림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이번 대통령의 메시지를 통해서 당은 더욱 친윤 일색으로 붙으려고 할 거고 이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쪽도 자기 세력화를 하겠다고 나설 것”이라며 “서로가 양극단으로 치닫는 방향으로 가면서 정계 개편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15년과 지금 상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권 대행이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면서도 “2015년 때처럼 여당에서 어떤 법안으로 대통령의 뜻을 거스른 게 아니고,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도 아니어서, 그때와 지금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2015년엔 김무성 대표나 유승민 원내대표처럼 박 전 대통령과 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친박과 대립하는 구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원외의) 이준석계 일부가 실망했을 뿐 김기현 원내대표나 안철수 의원 등 당권 주자들과 윤 대통령의 리더십의 대결 구도인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정치평론가는 “이 이슈가 중도층과 젊은층에 악재가 될 게 확실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여당 내부 분열 구도를 야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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