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 100일을 맞아 작성한 백서에서 “문재인 정부는 그릇된 국정운영으로 국가의 근간을 훼손했다”고 평가했다.
19일 <한겨레>가 확보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만든 39쪽 짜리 ‘국민과 함께한 100일의 기록’을 보면 “전임 정부는 국민을 편 가르는 극단적인 표퓰리즘으로 우리 국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며 “지난 100일간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무너져버린 국가의 근간을, 특히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고 우리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재정립하는데 진력해왔다”고 했다. 이어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과 정부가 ‘원팀’이 돼 국민의 걱정·시름은 덜고 희망은 보태어가며,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기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백서에선 93건의 법안을 발의했고, ‘정부조직 개편’ 등 34건의 법안은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윤석열 출범 뒤 발의한 법안은 △만 나이로 법적·사회적 기준 통일(2건) △취득세 개편(2건) △반도체 관련 법안(2건)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의무화 법안 등 15건이 전부였다. 나머지 법안 78건은 2020년 6월부터 올해 정부 출범 전에 발의돼 국회 통과를 못하고 ‘계류’ 중인데 이를 성과로 포장한 것이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지난 16일 백서 발간 사실을 알리며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120건을 실천하기 위해 총 93건을 입법발의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내용은 달랐던 셈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일종 정책위의장, 권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100일이 지나도록 이 백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성 의장은 백서 비공개에 관해 “(백서에) 혹시 상대당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법안이 일부 있을 수 있다. 공개하지 못하는 부분은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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