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옆에 앉아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의원들은 저마다 ‘단합’을 강조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당-정-대통령실 ‘심기일전’을 꾀한 연찬회에서 여성 정치인들의 외모를 강조하는 외부 강연자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내외적으로 당 안팎으로 참으로 복잡한 일들이 많이 이때 정기국회를 앞두고 우리의 단합과 주요 현안을 정리하기 위해 연찬회를 가지게 됐다”며 “국민통합은 작게는 우리 당 화합도 포함되겠지만, 갈기갈기 찢어진 국민통합, 당장 어렵고 시급한 민생 문제해결 등이 우리 국회가 당면한 주요사명 아닌가”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이 당내 화합을 거론한 것은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이준석 전 대표 쪽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쪽이 가시가 돋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회복하기 힘들 만큼 감정의 골이 팬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지성 작가가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대체되지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날 외부 인사 초청 강연에서는 당내 의원들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실언이 나왔다. 강연자로 나선 이지성 작가는 ‘국민의힘을 도와주라고 차유람 선수에게 강요 아닌 강요를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물음에 “보수정당을 떠올렸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할아버지 이미지였다. 국민의힘에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에는) 배현진·나경원씨가 있지만, 왠지 좀 부족하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로도 부족하다”면서 “당신(차유람 선수)이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이 작가는 지난 6·1 지방선거 전 국민의힘에 입당한 당구선수 차유람씨의 남편이다.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 부인과 국민이 선출한 공복들에게 젊고 아름다운 여자 4인방을 결성하라니요. 대체 어떤 수준의 인식이면 이런 말씀을?”이라며 “부부의 금슬 좋은 것은 보기 아름답지만 오늘같이 집 문밖에 잘못 과하게 표출되면 ‘팔불출’이란 말씀만 듣게 된다”고 불편함을 표시했다.
이 작가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민주당은 정권을 절대 잡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살다 살다 엉망진창인 사람들이 정당이랍시고 정당을 하고 있나”라며 “최근에 이재명 사당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 (이 의원은) 정말 하루빨리 한국에서 정치생명을 끝장내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의 강연 뒤 한 중진 의원은 “강의 주제가 너무 이상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실세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 윤희숙 전 의원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장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의원은 “스타가 오니 사람들이 몰려 든다”고 말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다시 뛰는 대한민국 경제’를 주제로 초청 강연을 했다.
한편, 이날 연찬회에 윤 대통령은 커피를,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별명(홍카콜라)을 연상시키는 코카콜라를 돌렸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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