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지도부가 북한의 잇따른 탄도 미사일 발사를 두고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안보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현무 미사일 낙탄 사고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에서 펼친 5년간 대북 저자세 외교와 평화 쇼가 총체적인 안보위기를 불러왔다”며 “민주당은 반성은커녕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박 장관을 해임하면 좋아할 사람이 누구겠나”라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어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국회의 규탄 결의안이 빨리 채택되도록 야당의 협조를 바란다”며 “우리 당이 선제 발의한 북한 핵무력법제화 규탄 발의안도 당장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민주당 집권 기간 동안 퍼주기 하고 대북유화정책 쓰는 동안 북한은 핵미사일을 고도화하고 경량화하는 데 성공해서 이런 상황이 왔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지난 4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태평양으로 발사한 데 이어 이틀 만에 다시 탄도미사일을 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일 밤 실시한 사격에서 현무 미사일이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 우리 군 기지에 떨어진 낙탄 사고가 발생해 강릉 일대에 혼란이 발생한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군 대응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군의 대응이) 적절하지 않았다”며 “이게 안보 확장이 아니라 잘못하면 안보 자해가 될 수 있었던 초대형 사고”라고 말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이날 <티비에스>(TBS) 라디오에서 “현무는 우리나라 킬 체인(한국형 선제공격 전략)의 핵심 무기인데, 쐈는데 떨어졌다면 우리 안보체계 전반을 다시 돌이켜봐야 된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군 당국이 낙탄 사고 직후 주민들에게 아무런 안내를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빨리 그 상황을 보고하고 조치 사항에 대해서도 빨리 대처를 해야 되는데, 사실 뭐 성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