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어 정부 기후환경대사에 임명됐다.
정부는 18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나 전 의원을 대외직명대사인 기후환경대사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대외직명대사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인지도를 겸비한 인사에게 대사의 대외직명을 부여해 정부의 외교 활동을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로, 임기는 1년이다.
나경원 기후환경대사의 첫 번째 활동은 다음달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정상회의에 대통령 특별사절로 참석하는 것이다. 아울러 ‘유엔 푸른 하늘의 날’ 등 환경 관련 주요 계기마다 국내·외 민간 부분 이해 당사자들 접촉과 홍보 등 환경 협력을 위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앞서 나 전 의원은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고위급 세션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적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지난 14일에는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으로 임명했다. 나 전 의원은 나흘 사이에 두 개의 정부 고위직을 얻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르면 내년 초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 전 의원 출마 가능성을 낮추면서 ‘교통정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비상근 자리이기 때문에 어떤 제한이 있지는 않다. 당적을 내려놔야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당권 관련된 것이 배제되거나 배척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 대표 출마 의지를 완전히 접지 않았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이날 다시 한 번 그를 기후환경대사에 임명하면서 ‘당권주자 교통정리’에 대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을 다시 한 번 피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기후환경대사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별개의 활동이고 둘 다 비상근 자리”라며 “(당 대표 출마와 관련해선) 이전과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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