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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참사 책임 추궁하는데 “웃기고 있네” 김은혜, 결국 국감장 퇴장

등록 2022-11-08 19:57수정 2022-11-09 10:42

대통령실 국정감사 때…논란 되자 “사적 대화”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를 상대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수첩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었다. 이데일리 제공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를 상대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수첩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었다. 이데일리 제공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실시된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이 ‘대통령실이 이태원 참사 때 제대로 대응했느냐’고 따져묻는 동안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옆사람의 메모장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은 장면이 포착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통령실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감이 진행되던 8일 오후,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소지한 메모장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힌 글귀가 <이데일리> 카메라에 포착됐다. 강 수석의 왼쪽에는 김은혜 홍보수석, 오른쪽에는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 앉아 있었다. <이데일리>는 강득구 민주당 의원의 질의 도중 누군가가 강 수석의 메모장에 이렇게 적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강 의원은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김성한 안보실장에게 “참사의 원인을 경찰서·소방서로 떠넘기고 있는 꼬리자르기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실이 제역할을 다 했는지 꼼꼼히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각 부처가 상황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위기관리센터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고 추궁하고 있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를 상대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수첩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었다. 이데일리 제공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를 상대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수첩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었다. 이데일리 제공

국감 도중 인터넷을 통해 이 사실이 보도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이 문장을 누가 적은 거냐”며 ‘범인 색출’에 나섰고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운영위원장은 “쓰신 분 있으면 일어나달라”고 했다. 김은혜·강승규 수석이 주춤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두 사람은 한목소리로 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조롱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수석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강 수석과 제가 다른 사안들로 얘기하다가 그 안에 적은 걸 혹시나 이렇게 비칠까 봐 우려돼 제가 지웠다. 단연코 질의에 대한 내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강 수석도 “어제 나눈 대화에 대해 김은혜 수석과 간단히 필담으로 하다 지워버린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위원장이 “납득을 하겠냐”며 “어제 나눈 대화가 뭐냐”고 묻자, 강 수석은 “사적 대화를 여기서 공개할 이유는 없다”고 거부했다.

두 수석의 발뺌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욕설과 다를 게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회 운영위원인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이×× 얘기에도 사과 한번 못 받고 여기까지 왔다”며 “웃기고 있는 자리냐. 명백하게 사과하지 않으면 국회모욕죄로 고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득구 의원은 “거짓말 여왕, 김은혜 수석!”이라고 외쳤다. 이수진 의원은 “이태원 참사를 가슴 절절하게 얘기하고 있는데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 (대통령실이) 어떻게 인지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메모 파문으로 정회됐다가 속개된 국감에서 김대기 비서실장은 “두 수석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김·강 두 수석은 거듭 “죄송하다”고 고개 숙인 뒤 민주당의 요청으로 퇴장했다.

‘웃기고 있네’ 메모가 포착된 뒤 경위를 설명하고 있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 국회방송 갈무리
‘웃기고 있네’ 메모가 포착된 뒤 경위를 설명하고 있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 국회방송 갈무리

앞서 이날 국감에서 김대기 실장은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주무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을 “후진적”이라고 평가하며 방어막을 쳤다. 대신 참사를 막지 못한 경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막연하게 다 책임지라는 건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경찰을 질타한 윤석열 대통령의 상황 인식을 국감에서도 대변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대통령실은 국정상황실이 참사를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며 당일 보고·전파 상황을 공개했다. 이날 국감 전에 대통령실이 국회 운영위원들에게 보고한 문건을 보면, 국정상황실은 지난달 29일 밤 10시53분 소방청 보고를 통해 참사 발생을 최초로 인지한 뒤 11시1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17분 뒤인 11시18분 경찰청 치안상황담당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국정상황실 연락을 받은 경찰청 치안상황담당관은 “서울경찰청과 소방 등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만 답했다고 한다. 국정상황실은 11시37분에 경찰청 치안상황담당관과의 통화에서 ‘경찰청장에게 상황을 직보하고, 기동대 경력 등을 긴급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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