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대통령비서실 산하) 국정상황실은 대통령 참모조직이지 대한민국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비서실장은 이날 밤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이태원 참사 당시 국정상황실의 대처가 적절했는지를 묻는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국정상황실이 대통령실 파견 경찰관을 통해 용산경찰서 쪽에 연락했으나 연락이 바로 닿지 않았던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국정상황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 컨트롤타워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국정상황실이) 위기시 재난 컨트롤타워가 되면 안 되냐’는 지적엔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라는 공식 기구가 있다는 말”이라며 “국정상황실에 인력도 몇 명 없다. 어떻게 전체를 컨트롤하겠냐”고 반박했다.
이 의원이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현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의 뇌진탕 발언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국정상황실로부터) 충분히 보고받았다면 어떻게 그런 언급을 할 수 있느냐”고 묻자, 김 실장은 “(현장에) 가보면 상당히 경사가 세다. 이 좁은 데서 어떻게 150명이 죽을 수 있냐는 말”이라고 해명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실에 신속하게 보고하지 않은 경찰의 문제도 있지만 이런 엉망인 보고 시스템을 운영·관리하는 국정상황실도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이에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그 점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국정상황실이 (대처를) 아주 잘했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대통령실이 먼저 알았다는 것이 잘 돌아간다는 뜻이냐. 행안부 장관-경찰청장 보고 시스템이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 국정상황실(역할)이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비판했다.
김 실장은 또 ‘대통령실에서 지난번 경찰 인사를 뒤집어서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에 경비 경력이 전혀 없는 인사를 임명했다. 대통령실이 인사를 뒤집지만 않았어도 이번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지적엔 “에이, 그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