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선로에 접근금지를 알리는 폴리스라인이 세워져 있다. 코레일은 지난 5일 발생한 산업재해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오봉역 인근 대형 시멘트사들의 열차 운행을 당분간 중지시켰다. 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동자가 입환(차량을 연결·분리) 작업 중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경기 의왕 오봉역의 작업량 대비 인력이 확연히 부족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오봉역의 입환량은 올해 10월 말 기준 19만7817량으로, 인근 의왕역(8536량)에 비해 23배나 많았다. 오봉역은 지난해 기준 전체 철도 화물 수송량의 36.1%가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넓고 복잡한 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입환 업무를 담당하는 오봉역의 수송원 수는 65명으로 의왕역(23명)의 3배에 그쳤다. 입환량 대비 작업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코레일 노동자가 사망한 오봉역 시멘트기지는 면적만 22만4790㎡에 달하는 데다, 곡선선로가 많아 작업 동선이 길기 때문에 입환 작업을 하는 수송원이 뛰어다녀야 할 정도로 업무량이 많다고 한다. 인력이 부족해 2인 1조로 하던 일을 3인 1조로만 했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주장(철도노조)이 나오는 이유다. 2014년엔, 컨테이너 화차 입환 작업 중이던 오봉역 수송원이 화차 사이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두관 의원은 “근무 인원에 비해 과중한 업무량 때문에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위험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코레일 인력을 1400명 이상 감축하겠다고 한다”며 “각 철도역의 업무량을 전수조사하여 업무가 과중한 곳에는 인력 증원을 하는 등 전면적인 재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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