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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언론 탄압” 비판 외면하고 전용기 탄 대통령…MBC “헌법소원 낸다”

등록 2022-11-11 21:00수정 2022-11-12 10:39

언론 단체-야권, 일제히 반발
동남아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동남아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문화방송>(MBC) 기자들의 탑승을 배제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캄보디아로 출발해 4박6일 동남아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언론단체들은 언론 자유를 침해했다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반발했고, 문화방송사는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55분께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이날 서울공항에는 ‘이태원 참사’ 이후 경질론이 거셌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배웅 나왔는데, 윤 대통령은 인사하는 이 장관의 왼쪽 팔을 토닥이며 친근함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1시10분께(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공항에서 싸이 썸 알 캄보디아 환경부 장관, 찌릉 보톰 랑세이 주한 캄보디아 대사 등의 영접을 받은 뒤 곧바로 시내 회의장으로 이동해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한-타이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대통령실은 <문화방송> 기자 전용기 탑승 배제 방침을 유지한 채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은 전날 대통령실에 탑승 배제 방침을 “조속히 철회하라”고 요구했지만 대통령실은 응답하지 않았다.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여성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피디연합회 등 현업 언론단체들은 이날도 성명을 내어 “국익과 자유를 입버릇처럼 앞세우는 대통령이 스스로 언론 자유와 국격을 추락시키는 이 사태를 국제사회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며 “윤석열 정권의 반헌법적, 반민주적 언론관에 맞서 언론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국신문협회도 “언론에 대한 규제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취재 보도 활동을 위축시켜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 자유를 침해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언론사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 ‘불허’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 원칙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취재 제한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대통령실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국신문협회는 <한겨레>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전국 일간신문·뉴스통신 53개사 발행인이 모인 언론단체다.

야권에서도 “나라 망신”이자 “언론 탄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창피하고 말하기 부끄럽다. 유치하고 졸렬하다”고 입을 뗐다. 이 대표는 이어 “전세계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볼지, 그야말로 국격이 추락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전세계의 웃음거리가 되어버린 특정 언론 취재 배제를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입만 열면 자유를 얘기하더니 스스로 가치와 철학을 부정하는 건지 묻고 싶다”며 “윤 대통령이 본인의 잘못은 돌아보지 않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 대해 정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문화방송사는 “언론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했다. 문화방송사는 이날 “이번 대통령실의 조치로 엠비시는 국가원수의 외교 활동에 대한 접근권을 부분적으로 봉쇄당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취재 제한 행위가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헌법소원을 비롯한 법적 구제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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