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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소통 가림막’ 친 윤 대통령…MBC 출입기자 등록 취소까지 검토

등록 2022-11-21 18:45수정 2022-11-22 01:17

취임 6개월 10일 만에 도어스테핑 중단 선언
야당 “국민 앞에 철벽…대한민국 정치에 큰 절벽”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을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을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출근길 약식회견(도어스테핑)을 무기한 중단했다. 취임한 지 6개월10일 만이자, 약식회견장에 가림막을 설치한 지 하루 만이다. <문화방송>과의 갈등 사태를 지렛대 삼은 이번 결정을 두고, 윤 대통령이 내걸어온 ‘언론과의 직접 소통’을 스스로 뒤집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난동에 가까운 행위가 벌어지고, 재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본래 취지를 위협받고 국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도어스테핑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더 나은 방식으로 발전시킬 확신이 들면 그때 재개를 검토할 것이다”라며 무기한 중단 방침을 밝혔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사태’란 지난 18일 약식회견 상황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윤 대통령은 문화방송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에 관해 “동맹관계를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방송 기자가 돌아서는 윤 대통령을 향해 “무엇이 악의적이냐”고 질문을 던지고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이를 막아서면서 고성으로 실랑이가 벌어졌다.

대통령실은 문화방송에 불이익을 가할 의사도 명확히 했다. 대통령실은 19일 밤 대통령실 기자단 운영위원회(간사단)에 “재발 방지를 위해 해당 회사 기자에 상응하는 조처를 검토 중에 있다”며 △출입기자 등록 취소(해당 언론사 1년 이내 출입기자 추천 불가) △기자실 출입 정지 △소속 기자 교체 요구 등이 상응하는 방안이라고 명시하고 기자단의 의견을 요청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특정 언론이나 기자가 빠진다고 취재 제한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사실상 약식회견 재개 조건으로 문화방송에 대한 불이익 조처를 내건 것이다. 이에 대통령실 기자단은 “(문화방송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며 의견 제시를 거부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취임 100일 기자회견)라고 강조한 약식회견은 윤 대통령 취임 195일 만에 존폐 기로에 처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출근했지만, 전날 1층 로비 출입문 쪽에 설치한 합판 가림막 탓에 기자들은 그의 출근 상황을 확인할 수 없었다.

야권은 강하게 비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야당·국민 앞에 철벽을 치고 대통령실은 언론과 가벽을 세우니 대한민국 정치에 큰 절벽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윤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오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것은 보여주기식 이벤트였다”고 지적했다.

김미나 조윤영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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