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주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지도부 선출 방식 변경을 위한 당원 선호도 조사에 착수한다. 친윤석열계 지도부를 세우기 위해 당원투표 비중을 확대하는 작업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여의도연구원을 통해 당원 선호도 조사를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지도부를 선출해왔다. 그러나 여의도연구원이 수행할 당원 선호도 조사엔, 현행 방식뿐만 아니라 당원투표 비중을 높이고 여론조사 반영률을 낮추는 두가지 방안(당원 80%+여론 20%, 당원 90%+여론 10%)이 선택지로 포함된다.
그동안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공공연하게 주장했던 당원투표 비중 확대 여부를 당원 선호도 조사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당원들 입장에선 자신들의 목소리가 더 반영되는 방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한 친윤계 의원도 <한겨레>에 “(경선 룰 변경에) 동의한다. 책임당원들을 중심으로 당심이 많이 반영돼야 한다는 요구를 많이 하고 있다”며 “지도부에서도 룰 고민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당원투표 반영 비율이 커지면 친윤석열계 당권주자는 한결 수월하게 경선을 치를 수 있다.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얻기 위한 주자들 간의 ‘충성 경쟁’도 예상된다. 반면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며 당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에게는 불리한 상황이 된다. 앞서 지난해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대표는 당원투표에선 37.4%로 나경원 후보(40.9%)에게 뒤졌으나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28.3%)보다 2배 이상 많은 58.8%를 득표해 승리할 수 있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