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정부의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업무개시 명령에 대해 국제노동기구(ILO)가 “결사의 자유를 제한”한 것이라며 개입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해 “단순히 의견을 묻는 절차”라고 8일 평가절하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정부의 업무개시 명령이 국제노동기구 ‘협약 위반’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가짜뉴스”라고 규정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제노동기구의 긴급개입 절차는 노사단체가 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에게 특정 사안에 개입을 요청할 경우, 사무총장이 해당 정부에 의견을 묻는 절차에 불과하다”며 “법적 구속력도 없고, 국제노동기구 권고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국제적 규범력이 있는 국제노동기구의 규범을 위반해서 국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의견조회”라며 국제노동기구 공문의 의미를 축소한 정부 쪽과 한 목소리를 내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국제노동기구가 긴급 개입 절차에 나섰다고 한다. 협약 위반 판단이 내려지면 문제가 심각해 진다”고 비판한 것을 ‘가짜뉴스’라고 규정한 것이다.
국제노동기구는 지난 2일 한국 정부에 “국제노동기구 감독기구는 운송서비스 및 유사한 부문의 업무복귀명령이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간주하고, 평화적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에 대해 형사 제재를 가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국제노동기구의 감독기구는 회원국 정부가 협약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구다. 이 감독기구가 정부의 업무개시 명령을 ‘결사의 자유 침해’라고 강조한 것은 국제노동기구가 사실상 한국 정부에 대해 결사의 자유 협약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또한 “민주당은 언제까지 민주노총 편을 들고 강경 노조와 한편이 돼서 대다수의 많은 일반 근로자들을 압박하고 국가경제에 짐이 될 거냐”며 “이재명 대표는 화물연대 파업과 민주노총의 극단적 투쟁에 대해 뜻을 같이 하는지, 아니면 반대하는지 국민에게 명확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