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드라이브에 발맞춰 300명 이상 사업장 노동조합의 회계자료 제출을 의무화하고 건설노조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민·당·정 협의에 나서는 등 속도를 올리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이 113만명에 이르고 연간 조합비가 무려 17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회사 측엔 투명한 회계를 요구하면서 자신들 회계는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라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민주노총 예산은 ‘깜깜이 회계’”라며 “수천억원씩 노조원들로부터 걷은 조합비 예산이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하태경 의원은 ‘노조 깜깜이 회계 방지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노조 회계감사원 자격을 공인회계사 등 법적 자격을 보유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300명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의 노조는 해마다 행정관청에 의무적으로 회계자료를 내도록 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건설현장 규제개혁 민·당·정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건설업계 쪽과 ‘건설현장 규제개혁 민·당·정 협의회’도 열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건설 현장이 또 하나의 대표적 무법지대가 됐다”며 “170만명에 달하는 건설 노동자들이 극소수의 건설노조를 비롯한 일부 집단세력의 볼모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당·정의 움직임은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1차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노동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정치도 망하고 경제도 망하게 된다”라고 언급한 뒤 가속화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정부·야당의 ‘조합비 예산 불투명 관리 의혹’ 공세가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민주노총은 1년 사업비 총액이 연간 200억원 수준으로, 이미 회계감사를 선임해 1년에 두 번 집중 감사하고 이를 대의원대회에 보고·심의·의결 절차를 거친다고 밝혔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하태경 의원의 법안에 대해 “노동조합의 독자적인 회계감사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노조 자주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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