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내년 예산안·세법 일괄 합의 발표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화물차 안전운임제, 30인 미만 사업장 추가연장근로제 등 올해를 끝으로 효력이 사라지는 일몰 법안 처리를 위해 28일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가운데, 입장 차가 커 진통이 예상된다. 그러나 합의문에 법안 처리를 명시한 만큼 타협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대 쟁점은 ‘안전운임제’다. 정부·여당은 화물연대 파업 때만 해도 ‘안전운임제 일몰은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9일 화물연대의 ‘백기 투항’을 받아낸 뒤 정부는 ‘안전운임제 폐지 뒤 원점 재검토’로 입장을 뒤집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현재까지는 (안전운임제) 종료 외엔 다른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 않다”며 연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야당은 과적과 과속, 과로를 줄이려 운수사와 화물운송 노동자에게 일정한 이윤을 보장하는 안전운임제는 반드시 연장해야 한다는 태도다.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주도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고,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품목 확대 없는 3년 연장안’이 정부안이었고, 우리가 그걸 받은 것이다. 여기서 후퇴하면 정부·여당이 합의를 파기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30명 미만 사업장에 ‘주 60시간 근무’를 허용하는 추가연장근로제는 국민의힘에서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 제도 역시 올해까지만 유효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이 법안을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입법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 태도가 정리되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일몰 기간이 충분했고 주52시간제 도입 취지를 지켜야 한다”는 ‘원칙론’과 “경기 불황에 내몰린 중소기업들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야가 전날 합의서에서 “2022년 12월 말로 일몰 조항이 있는 법률의 처리를 위해 28일 본회의를 개최한다”고 못박은 만큼 타협을 통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의 한 원내지도부 의원은 <한겨레>에 “안전운임제는 반대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다른 일몰 연장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간 연장 여부도 관심사다. 여야는 합의서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의 합의 정신에 따라 특별위원회가 진상과 책임의 규명, 재발 방지 대책의 수립에 차질이 없도록 협조한다”고 약속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간은 내년 1월7일까지지만, 본회의 표결로 연장할 수 있다. 이태원 국조는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며 지난 21일에야 첫 현장조사를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예산안 처리가 뒤로 밀려서 진상규명 일정이 촉박하다는 건 여야가 공히 공감하는 것이고, 문구에 그 취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도 “공식적으로 연장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보고서 채택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나 싶다. 누구라도 연장이 필요하다는 점에 합리적으로 납득한다면 연장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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