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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羅 홀로 집에!” 나경원 비꼰 ‘윤핵관’…진흙탕 전당대회되나

등록 2023-01-15 17:54수정 2023-01-16 08:49

나 “제2의 진박감별사”-장 “제2의 유승민”
정진석 “친윤·반윤 쓰지 말자” 중재 나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나경원 전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흑석동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성당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나경원 전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흑석동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성당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나경원 전 의원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과 15일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 새 당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가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놓고 쪼개져 이전투구로 흐르는 데 대해 당 안팎에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습니까? 2016년의 악몽이 떠오릅니다”라며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됩니다”라고 썼다. 이는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그를 저출산위 부위원장직과 기후대사직에서 해임한 뒤, 장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위선적 태도”(13일), “정치 신파극”(14일)이라며 공격한 데 대한 반격이다. ‘진박감별사’ 발언은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에서 친박계(친박근혜계)가 ‘진박(진짜 친박) 공천’ 논란을 일으키며 비박계 등을 배제한 끝에 선거에서 참패한 일을 일컫는다.

장 의원은 “저는 ‘제2 진박감별사’ 결코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랍니다”라고 재반박하며 싸움을 이어갔다. 친윤계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영화 <나 홀로 집에>의 주인공과 나 전 의원의 얼굴이 나란히 있고 그 아래에 “羅(나) 홀로 집에!”라고 쓴 사진을 올렸다.

안철수·윤상현 의원 등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다른 의원들은 나 전 의원에게 집중포화를 쏟아내는 친윤계 비판에 가세했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당대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당에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와 분열을 남길 수 있다”며 “누구나 참여하는 아름다운 경쟁이 아니라 특정인을 향한 위험한 백태클이 난무하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작금의 상황에 책임 있는 소위 ‘윤핵관 내 일부 호소인’들도 깊이 자중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내세워 줄세우기와 편가르기를 하려는 시도도 결단코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당대회가 이처럼 ‘친윤 대 반윤’ 갈등으로 치닫자 당 중진인 서병수 의원은 “당원을 위한 축제의 큰 마당으로 전당대회를 치르겠다더니, 윤심을 찾는답시고 내내 엉뚱한 짓거리만 벌여댔다…보이는 것이라고는 줄 세우기밖에 없는가”라고 비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누리집에 글을 올려 나 전 의원을 “당내 몇 안 되는 장수 중 한 사람”이라고 옹호하고, 친윤계를 겨냥해 “덧셈의 정치를 해도 부족할 판에 뺄셈부터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당대표 출마자는 물론 우리 당원들은 앞으로 ‘친윤’ ‘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며 중재를 시도했다. 다만 그가 “이번 전당대회를 대통령을 공격하고 우리 당을 흠집내는 기회로 사용하지 말라”며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당과 선관위원회가 즉각 제재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은 데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이 “뭐가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고 비판인지, 그건 누가 재판하는 거냐” “권력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한편, 나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자신의 옛 지역구였던 서울 흑석동 성당 미사에 참석한 나 전 의원은 기자들이 거취 표명 시점을 묻자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 쪽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나 전 의원 뜻이 출마 쪽으로 기운 게 맞다”며 “출마 선언은 윤 대통령의 순방(14~21일)이 끝난 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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