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아부다비 릭소스 마리나 호텔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서가 합의됐다고 대통령실이 16일(현지시각)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무함마드 대통령이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금액인 300억달러(약 37조2000억원)란 숫자도 명기됐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저녁 아부다비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어 “(아랍에미리트의) 300억 달러 투자 결정은 지속가능한 미래의 성장 파트너로서 한국 역량에 대한 무함마드 대통령의 신뢰를 보여준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지난 5년간 탈원전 정책 등으로 아랍에미리트와의 관계에서 가시적 진전 보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300억달러 공동성명 명기는) 한국 경제에 대한 아랍에미리트의 확고한 신뢰가 명시적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공동성명서를 보면 “양 정상은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전통적 에너지 및 청정에너지 △평화적 원자력 에너지 △경제와 투자 △국방·국방 기술 등 4대 핵심 주력 분야를 꼽았다.
‘경제와 투자’ 부분에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확대하는 차원에서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한국 경제의 견고함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에 기반해 한국의 전략적 분야에 대한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의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공약을 발표했다”고 적시했다.
두 나라는 또 미래지향적 협력 증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후변화 △우주 △신산업과 디지털 전환 △미래 모빌리티와 스마트 인프라 △보건·의료 △농업·식량 안보·수자원 △지식재산·통계 등 7개 분야를 제시했다. 이밖에도 중동과 한반도 지역의 평화·안정을 위한 노력을 약속했으며, 윤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에 무함마드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을 계기로 정상 임석하에 체결된 양해각서(MOU) 13건을 비롯해, 개별 체결된 11건, 이날 열린 한국-아랍에미리트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체결된 24건 등 총 48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성과를 냈다고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국-아랍에미리트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아랍에미리트의 투자와 한국의 첨단산업 역량이 시너지를 이루어서 세계시장에서 많은 성과가 창출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이번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순방의 경제 성과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전방위적 협력 강화 토대를 마련했고, 한국 투자 300억불·양해각서 48건 등 역대 아랍에미리트 순방에서 최대 성과를 창출했다”며 “신 ‘중동 붐’ 원년의 첫걸음으로 수출과 해외시장을 통한 복합 경제 위기 극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부다비/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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