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최고경영자와의 오찬’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삼성·에스케이·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 총수, 아이비엠(IBM)·퀄컴 등 국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 알려달라”며 기업 규제 철폐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글로벌 최고경영자와의 오찬 행사’를 주재하고 민간·정부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엘지(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6대 그룹 총수와 아르빈드 크리슈나(아이비엠), 크리스티아누 아몽(퀄컴), 히가시하라 도시아키(히타치), 제이미 다이먼(제이피 모건) 등 국외 기업 최고경영자 15명이 동석했다. 아랍에미리트 투자회사 무바달라의 칼둔 알무바라크 최고경영자 겸 아부다비 행정청 장관, 인도네시아 부동산·유통·금융 그룹 리포의 존 리아디 최고경영자 등 중동과 아시아 기업인들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장에 들어서며 기업 최고경영자들과 선 채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눴고, 직전 아랍에미리트 순방에서 만났던 칼둔 최고경영자와는 반갑게 포옹하기도 했다. 미국 금융그룹 티피지(TPG) 최고경영자인 제임스 쿨터가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에 관심이 많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이에스지(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이제 시작이고 걸음마 단계”라며 “시장을 열고 만들어 놓을 테니까 많이 들어오시라.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 관련 국가 정책으로 산업화해서 풀어가려고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규제보다는 탄소중립으로 효율적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앞으로 많이 한국에 관심 가져달라”며 “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 알려달라. 해외 투자가 많이 들어오면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19일엔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 나선다. 공급망 강화와 청정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직접 참석한 것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이번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지난 17일 두바이를 출발해 스위스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취리히 한 호텔에서 동포 간담회를 열어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국제사회와 연대하는 것이 국익을 지키고 경제적 번영을 가져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과학기술 경쟁 시대를 맞아 스위스같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기술 선도국들과 과학기술 협력을 강력히 모색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취리히/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