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6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루브르 아부다를 찾아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7일 한남동 관저에서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과 점심 식사를 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여당 의원들과 오찬과 만찬을 가진 가운데, 대통령 부부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당 의원들과 스킨십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김 여사는 이날 낮 12시부터 한남동 관저에서 김미애·김영선·김정재·배현진·양금희·이인선·임이자·조수진·조은희·황보승희 의원 등과 2시간가량 오찬을 진행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이날 가재수프와 소고기, 칠리새우, 짜장면 등을 곁들인 퓨전양식을 나누며 윤 대통령과 다녀온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국외 순방 뒷이야기를 비롯해 미혼모와 한부모가족, 발달장애인 문제와 기후변화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김 여사는 의원들이 여성으로서 사회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들 같은 것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시간을 주셨고, 개인적으로 우리의 삶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졌다”고 전했다.
최근 김 여사의 여러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의원들은 김 여사에게 “소록도를 다녀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김 여사에게) 소록도에 다녀오시는 게 좋겠다고 하니까, ‘안 그래도 전에 가보려고 다 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방역 문제가 있어서 못가게 됐다. 그게 괜찮으면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소록도에는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이 있다. 아울러 “발달장애 작가들의 전시회도 자주 다녀오면 좋겠다”는 제안도 나왔다고 한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아랍에미리트 순방 때 전시회에 참석했을 때 “옛날 일이 생각나고 해서 무척 즐거웠다”고 당시 느낌을 전한 것을 비롯해 윤 대통령과의 러브스토리 등 개인적인 얘기들을 꺼내놓기도 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결혼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첫인상이 좋았고, 저랑 정반대로 노래도 잘하고 마음이 여리고, 이런 모습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과정에서 진심을 알게 돼 결혼까지 하게 됐다”고 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제가 아니면 (윤 대통령을) 구제해줄 사람이 없었다”는 농담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미혼인 임이자 의원이 “다정다감하고 집안일을 잘하는 윤 대통령이 이상형”이라고 해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또 순방 때마다 김 여사의 패션이 주목을 받으며 김 여사가 착용한 옷과 장신구 등이 ‘완판’되고 있는 것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의원들에게 “국내에 열심히 하시는 디자이너가 있으면 말씀해달라”며 “제가 특수활동비도 없기 때문에 비싼 옷도 못사입는다. 국내 디자이너들의 중저가 옷이나 장식, 가방 이런 게 있으면, 제가 그걸 사입고 그렇게 해서 많이 팔리고 하면 좋은 것 아니냐”라고도 했다고 한다.
이날 모임은 지난 2일 김 여사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 인사회에서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에게 “따로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조만간 비례대표 여성 의원들과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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