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6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이 전날 국회를 통과한 것을 두고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라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9일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안전관리 최고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에 대해 국회에서 해임건의안(도 냈고), 유족들이 그렇게 간절히 바랐지만, (대통령이) 보물단지처럼 (이 장관을) 지키기 때문에 야 3당이 탄핵을 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장관이 탄핵 심판을 받게 된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는 이야기다.
박 전 원장은 “이 장관이 그렇게 떳떳하고, 유능하다면 해임시켰다가 나중에 총리를 시키든지, 이 장관도 자기 식구 159명이 들어가 있다고 하면 그 자리에 있겠느냐”며 “이 뻔뻔함의 극치가 장관과 대통령이 공존해서 이 꼴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떤 의미에서 보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하지만, 대통령은 헌법적으로 보장돼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관리책임자인 행안부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했다.
박 전 원장은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경우 야당에 역풍이 불지 않겠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는 “헌재에서 기각되더라도, 야 3당에 오는 게 아니라, 어떻게 윤석열 정권이 헌법마저도 이렇게 유린하느냐 이런 역풍이 불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원장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두고는 “이건 전당대회가 아니라 지명대회”라며 윤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윤핵관, 대통령실에서 구상유취하게 그런 짓 하지 마라. 딱 김기현 의원을 깨끗하게 지명해버리라”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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