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1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기현 후보의 ‘울산 케이티엑스(KTX) 역세권 부동산 시세차익’ 의혹이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진상규명과 함께 후보 사퇴 요구까지 나오자 김 후보는 “불법이 개입됐다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반박했다.
20일 <엠비엔>(MBN)이 주최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2차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천하람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지난 토론회 때 ‘(자신의 울산 땅을) 95% 할인해서 매각할 의향도 있다’고 했는데 얼마에서 95%를 할인하겠다는 거냐. 매도호가가 얼마냐”고 물었다. 김 후보는 “(땅값이) 1800배 올랐다고 터무니없이 날조된 주장을 해서 그럼 95% 할인을 해주겠다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의혹의 핵심은 울산 케이티엑스 연결도로 노선이 2007년에 원래 계획과 달리 휘어지게 확정되면서 김 후보 소유의 임야를 지나가게 됐고, 이를 통해 김 후보가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내용이다. 천 후보는 “95% 할인해서 매각하겠다는 게 국민 앞에서 농친(농담한) 거냐”며 “화천대유가 3억1천만원을 투자해서 2천배 수익을 얻었다. ‘울산 이재명’으로 프레임이 되면 총선도 그렇고 이재명 처벌 문제에서도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고 몰아붙였다. 천 후보는 “매도가를 알려주는 게 예의”라고 거듭 답변을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땅값이) 1800배 올랐다고 하니 계산하면 나오지 않냐”며 끝내 답하지 않았다.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만약 해명하신 것에 거짓이 있으면 후보 사퇴를 약속하겠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말씀하신 것처럼 불법개입했다든지 하면 정치생명을 걸 테니까 황 후보가 얘기한 것도 가짜뉴스면 정치생명을 걸라”며 “그렇게 생떼 쓰면서 흠집을 내면 표가 갈 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맞받았다. 황 후보는 “나도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사퇴하겠다”며 “권력형 토건 비리”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김 후보가 “그런 정도의 판단 능력을 갖고 있으니 3년 전 총선에서 참패한 것”이라고 응수하자 황 후보는 “비방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16일 자신의 의혹 제기에 ‘확인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행태가 지속될 경우 제재하겠다’며 경고한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 ”기울어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의혹에 대한 진위) 판단은 당원들이 정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 때 “대통령 의견을 무시하고 공천을 진행할 거냐. 대통령 의견을 듣겠다”는 김 후보의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당연히 여당의 대통령이고 업무협조를 하고 서로 간에 협의를 하는 것이 맞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뿐만 아니라 △당의 원로 △지도급 인사 △원외 당협위원장 등 광범위한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의견 청취를 공식화하는 순간 ‘윤심 공천’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당이 전적으로 공천을 하는 것이지 대통령한테 의견을 묻겠다고 하는 게 맞냐”며 “대놓고 의원들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