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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기현 ‘KTX 땅 투기’ 의혹 공방 치열…황교안 “권력형 토건비리”

등록 2023-02-20 20:09수정 2023-02-21 02:42

천하람, 울산 땅에 “매도호가 얼마길래
95% 할인매각 의향 말하는가” 질문에
김기현 “1800배 올랐다니 계산한 것”
김 ‘공천에 대통령 의견 반영’도 논란
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1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1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기현 후보의 ‘울산 케이티엑스(KTX) 역세권 부동산 시세차익’ 의혹이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진상규명과 함께 후보 사퇴 요구까지 나오자 김 후보는 “불법이 개입됐다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반박했다.

20일 <엠비엔>(MBN)이 주최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2차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천하람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지난 토론회 때 ‘(자신의 울산 땅을) 95% 할인해서 매각할 의향도 있다’고 했는데 얼마에서 95%를 할인하겠다는 거냐. 매도호가가 얼마냐”고 물었다. 김 후보는 “(땅값이) 1800배 올랐다고 터무니없이 날조된 주장을 해서 그럼 95% 할인을 해주겠다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의혹의 핵심은 울산 케이티엑스 연결도로 노선이 2007년에 원래 계획과 달리 휘어지게 확정되면서 김 후보 소유의 임야를 지나가게 됐고, 이를 통해 김 후보가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내용이다. 천 후보는 “95% 할인해서 매각하겠다는 게 국민 앞에서 농친(농담한) 거냐”며 “화천대유가 3억1천만원을 투자해서 2천배 수익을 얻었다. ‘울산 이재명’으로 프레임이 되면 총선도 그렇고 이재명 처벌 문제에서도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고 몰아붙였다. 천 후보는 “매도가를 알려주는 게 예의”라고 거듭 답변을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땅값이) 1800배 올랐다고 하니 계산하면 나오지 않냐”며 끝내 답하지 않았다.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만약 해명하신 것에 거짓이 있으면 후보 사퇴를 약속하겠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말씀하신 것처럼 불법개입했다든지 하면 정치생명을 걸 테니까 황 후보가 얘기한 것도 가짜뉴스면 정치생명을 걸라”며 “그렇게 생떼 쓰면서 흠집을 내면 표가 갈 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맞받았다. 황 후보는 “나도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사퇴하겠다”며 “권력형 토건 비리”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김 후보가 “그런 정도의 판단 능력을 갖고 있으니 3년 전 총선에서 참패한 것”이라고 응수하자 황 후보는 “비방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16일 자신의 의혹 제기에 ‘확인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행태가 지속될 경우 제재하겠다’며 경고한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 ”기울어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의혹에 대한 진위) 판단은 당원들이 정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 때 “대통령 의견을 무시하고 공천을 진행할 거냐. 대통령 의견을 듣겠다”는 김 후보의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당연히 여당의 대통령이고 업무협조를 하고 서로 간에 협의를 하는 것이 맞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뿐만 아니라 △당의 원로 △지도급 인사 △원외 당협위원장 등 광범위한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의견 청취를 공식화하는 순간 ‘윤심 공천’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당이 전적으로 공천을 하는 것이지 대통령한테 의견을 묻겠다고 하는 게 맞냐”며 “대놓고 의원들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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