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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노동시간도, 한-일 관계도 ‘MZ’ 위해?…윤 대통령의 편 가르기

등록 2023-03-16 05:00수정 2023-03-16 16:30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주 최대 69시간’까지 허용하는 정부의 노동시간 개편방안을 이례적으로 보완·수정하라고 지시한 건, 그가 엠제트(MZ) 세대의 강한 반발에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이른바 ‘미래세대’를 자신의 정치적 우군으로 인식하고 ‘세대 갈라치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과 관련해 “윤 대통령의 노동시장 정책 핵심은 엠제트 근로자, 노조 미가입 근로자 그리고 중소기업 근로자 등 노동 약자의 권익 보호에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직접 “(근로시간 제도 개편 관련) 입법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엠제트 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여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거듭 엠제트 세대의 권익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굴욕 외교’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한-일 관계 개선 과제에서도 거듭 ‘미래세대’를 소환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 주례회동 자리에서는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에 대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결단”이라며 “한-일 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미래세대 중심으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대통령의 ‘사회 통합’ 임무도 필요한 민감한 국정 사안마다 ‘미래세대 여론’을 명분으로 제시하며 돌파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일 관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20대와 60대 이상 노년층 여론이 엇비슷하게 나타나는 여론 지형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등 20~30대 남성들을 겨냥한 표심 구애 행보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정부에 청년을 대대적으로 참여시키겠다” “30대 장관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빈말에 그쳐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장관 19명 중 최연소자는 1973년생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미래세대’를 강조하며 특정 세대를 지지 기반으로 삼으려는 윤 대통령의 전략적 행보에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다분히 엠제트 세대 표를 의식하고 그들을 현 정부의 기반으로 삼거나, 내년 총선과 연결지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사회적 대화가 없는 노동개혁이 최대 문제인 상황에서, 다양한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이 있어야 한다. 정치적 고려 속에서 이야기돼서는 안 될 사안”이라고 짚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편 가르기를 통해 반사이익을 기대하면서, 엠제트 세대를 불쏘시개 역할로 소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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