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당시 선물한 탁상 명패가 놓여있다. 명패는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책상에 뒀던 것과 동일한 형태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의 ''The Buck Stops Here''라는 문구가 새겨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의 국빈 오찬 자리에서 “제 용산 집무실 책상 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께서 작년 방한 때 선물해 주신 트루먼 대통령의 말씀이 새긴 명패가 놓여져 있다”며 “‘모든 책임 여기서 끝난다. 더 벅 스톱스 히어(The buck stops here)’, 이 문구를 보면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헌신과 책임을 가슴에 새긴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된 국빈 오찬에서 먼저 “두려움 없는 해리스 부통령, 한-미 동맹의 강력한 지지자들과 함께하고 있으니 어떤 도전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워싱턴 미 국무부에서 열린 국빈오찬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등과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찬이 열린 국무부 청사가 ‘해리 트루먼 빌딩’이라는 점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트루먼 대통령은 1950년 6월25일 공산군이 침략했을 때 즉각 미군을 투입하고 안보리를 소집해 유엔군을 보내주신 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어제 한-미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유익한 협의를 바탕으로 한·미 양국 국민에 대한 실질적 혜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동맹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우리의 미래는 과거보다 더 찬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한국은 강력한 힘에 의한 평화를 구축하고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촉진하는 자유의 연대를 이끌 것”이라며 반도체·퀀텀·에이아이(AI)·우주·사이버를 포함한 미래 첨단 기술 분야의 연대와 공조 의지를 보였다. 그는 아울러 “이 자리에 모이신 참석자들은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의 주역”이라며 “우리 동맹이 힘차게 전진해 나가는 길에 모두 함께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찬의 개최자인 블링컨 국무장관의 인사말은 참석자들을 웃게 했다. 그는 전날 백악관 국빈만찬을 언급하며 “어젯밤 윤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를 노래해 모든 사람을 웃게 만들었다”며 “(오늘 오찬에서도) 또 다른 공연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공연을 이어가시라”고 말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해 한국을 찾았을 때 방문한 비무장지대(DMZ),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오징어 게임>, 방탄소년단(BTS), 아카데미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과의 만남 등을 거론하고 한-미 협력 관계가 두터움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금 말씀드린 모든 분야에서 윤 대통령의 지도력이 우리 두 나라의 발전을 가능하게 했다”며 “독재정치와 침략이 만연한 이 시대에 윤 대통령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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