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탈당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송영길 전 대표에 이어 3일 자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두 의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인 지 3주 만이다.
윤관석·이성만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에게 이런 뜻을 전달했다. 윤 의원은 회의 뒤 입장문을 내어 “저는 오늘부로 21년간 희노애락을 함께 했던 민주당을 떠나겠다”며 “정치 검찰에 당당히 맞서겠다.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 명예를 되찾아 반드시 민주당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도 입장문에서 “저와 관련한 문제로 당당한 민주당의 모습을 국민 여러분 앞에 보여드리지 못하는 거 같아 가슴이 찢어지는 시간이었다”며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홀로 진실을 위해 싸워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돈봉투 살포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윤 의원), “민주당을 지지하고 사랑하는 모든 분께 죄송스럽다”(이 의원)고 했다.
두 사람은 2021년 민주당 당대표 경선 때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전달한 불법자금 9400만원을 당내에 뿌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검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이들은 결백을 주장해왔지만, 점차 거세지는 거취 정리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든 모양새다. 결심의 배경에는 이재명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등 당내 지도부의 물밑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이들의 탈당 의사를 듣고 “아쉽고 안타깝다. 끝까지 같이 못 하는 것에 대해 미안하고 결단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지난달 22일 송 전 대표의 탈당 선언에 이어 윤·이 의원이 자진 탈당 형식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선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당 지도부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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