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행사에서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용산 옛 주한미군기지를 공원으로 재단장한 ‘용산어린이정원’이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문을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이날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개장식에 참석했다.
정부는 주한미군으로부터 돌려받은 미군기지 반환 부지 가운데 약 30만㎡(9만평)를 공원으로 꾸민 용산어린이정원을 이날 일반에게 개방했다. 정원 내부는 어린이도서관과 야외 휴게공간인 이음마당, 정원 내 행사를 위한 이벤트하우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돗자리를 펴고 쉴 수 있는 잔디마당, 야구장과 축구장을 갖춘 스포츠필드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잔디마당은 6만6천㎡(2만평) 규모로 조성됐다. 과거 미군 야구장 4곳이 있던 곳을 새롭게 단장해 잔디로 채운 곳이다. 잔디마당 한쪽인 전망언덕에서는 대통령실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이날 개방 행사에는 윤 대통령 부부가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국가보훈·다문화 가족과 유소년스포츠단 등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200여명과 함께 첫 손님으로 입장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리나라에는 미래 꿈나무인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넓은 잔디밭 하나 제대로 없다”며 “그래서 이곳 넓은 잔디밭과 주변 시설을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윤 대통령 부부는 어린이들에게 풍선을 선물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뒤 마술쇼 등을 관람했다. 개방 행사가 끝난 뒤 윤 대통령은 전망언덕에서 정원 개방을 기념하는 식수 행사를 했다. 식수목은 소나무로 선정됐다.
다만, 부지 내 독성물질 오염 등을 둘러싼 환경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환경단체들은 안전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옛 주한미군기지를 어린이공원으로 단장해 개방하는 것에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만㎡(3만평) 규모로 개방해 시범 운영한 ‘용산공원’ 부지를 포함하는 어린이정원은 과거 미군 반환 기지 환경조사 결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비소, 다이옥신 등이 기준치를 넘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쪽은 “공기 질 측정 등 환경 모니터링을 면밀히 했고, 모든 지역에 흙을 15㎝ 이상 두껍게 덮는 등 추가 안전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용산어린이정원 운영 시간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과 설·추석 당일은 휴무다. 공식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하며, 신분증을 가져가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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